2026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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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글로벌 3.0 시대, 획기적으로 경쟁하자

한국영화, 북미 진출 및 공동제작 정책의 대전환 필요1)

SPECIAL

글로벌 3.0 시대,
획기적으로 경쟁하자

한국영화, 북미 진출 및 공동제작 정책의 대전환 필요1)

글 _ 이성민(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2026-02-23

CJ ENM이 영어 리메이크 시나리오 등 기획개발을 주도하고
국내 배급을 담당한 <부고니아>의 촬영 현장(제공=CJ ENM)

CJ ENM이 영어 리메이크 시나리오 등 기획개발을 주도하고
국내 배급을 담당한 <부고니아>의 촬영 현장(제공=CJ ENM)


1) 이 글은 영화진흥위원회가 2026년 1월 발간한 <한국영화 북미지역 진출 및 공동제작 활성화 지원방안 연구>(연구진: 이성민, 이지현, 김헌, 유은정)의 주요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다.

한국영화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2019년 4.37회에 달했던 1인당 연평균 영화 관람 횟수는 2024년 2.4회로 급감했다. 팬데믹 이후 내수 시장은 구조적 변화를 겪으며 과거와 같은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과 다변화된 소비 패턴 속에서 영화관은 더 이상 유일한 선택지가 아니다. 2024 국민 여가활동 조사에 따르면 영화관 이용은 감소(5%→3.9%)한 반면, 모바일 동영상 시청은 증가(43.3%→48%)했다. 여가 시간 경쟁에서 영화를 대체할 경험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다행히 해외 분위기는 다르다. <기생충>(2019)의 미국 아카데미 수상과 <오징어 게임>(2021~2025)의 흥행은 한국 콘텐츠가 보편적 매력을 지닌 문화 상품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2025년 12월 넷플릭스 공개작 <대홍수>가 전 세계 1위를 기록한 것도 이 흐름의 연장선이다. 지금의 내수 시장 위기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의 본격 진출을 모색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다만 국내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완성작 수출 중심의 접근은 한계가 명확하다.

세계 영화 산업은 국경을 넘는 다양한 공동제작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며, 각국은 인센티브 제도 등 치열한 정책 경쟁에 돌입했다. 한국영화 역시 전통적인 수출 전략을 넘어서, 보다 확대된 공동제작을 포함한 종합적인 글로벌 산업화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다. 이 글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한국영화의 북미 진출 및 공동제작의 현황을 살펴보고, 새로운 글로벌 협력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는 영화 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영화 역대 최다 시청 시간 1위,
비영어 영화 부문 역대 최다 시청 수 7위(2월 9일 기준)를 기록한 <대홍수>
(제공=넷플릭스)



북미 시장에서 달라진 한국영화의 위상 북미 내 한국영화의 위상 변화는 두드러진다. 과거 영화제를 통해 소수에게 소비되던 한국영화는 이제 OTT를 통해 대중성을 확보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의 자막·더빙 서비스로 언어 장벽이 낮아졌고, 한국 배우와 한국어 대사에 대한 현지 수용도도 크게 높아졌다.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한국계 창작자들의 부상이다. <미나리>(2021)의 정이삭 감독, <성난 사람들(beef)>(2023)의 이성진 쇼러너, <패스트 라이브즈>(2024)의 셀린 송 감독, <파친코>(2022~2024)의 저스틴 전 감독 등은 한국적 정서와 서구의 보편적 문법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한다. 이들 덕분에 할리우드 제작 현장에서 한국 배우의 캐스팅, 한국어 대사의 사용, 한국 로케이션 촬영 등이 자연스럽게 수용되는 토양이 마련될 수 있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협력 방식의 변화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한국의 기획력과 제작 시스템이 활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더 홀>은 미국 제작사가 한국 작가 편혜영의 소설 지식재산권(IP)을 구매한 뒤 김지운 감독에게 연출을 제안한 사례이며, 워너브러더스 작품인 <인턴>(2015)의 한국 리메이크는 워너브러더스가 직접 앤솔로지스튜디오 최재원 대표에게 공동제작을 제안한 사례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북미에서 먼저 한국의 파트너를 찾는 역제안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2025년 9월 촬영을 시작한 <인턴>은 앤 해서웨이,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할리우드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왼쪽부터 한소희, 김도영 감독, 최민식(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글로벌 3.0 시대, 진화하는 공동제작 모델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북미 공동제작의 양상도 ‘글로벌 3.0’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1.0 단계에선 완성작을 필름 마켓에서 판매하거나 영화제를 통해 알리는 수준이었고, 글로벌 2.0 단계에서는 한국영화에 대한 해외 투자 유치나 로케이션 제공, 리메이크 등 IP 판매 등으로 나아갔다면, 글로벌 3.0 단계에 이르러서는 기획 초기부터 자본, 인력, 기술이 국경을 넘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화한 것이다. 주요 모델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자본 기획의 글로벌 영어 영화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와 비에이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하고 마동석 배우가 제작에 참여한 <피그 빌리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 자본 100%로 진행되지만, 언어는 영어이며 마이클 루커 등 할리우드 배우가 출연한다. 전체 촬영의 90%를 인천의 스튜디오에서 진행하고 한국 스태프가 주축이 되는 방식이다. 한국 제작 시스템의 효율성과 기획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모델인 것이다.

둘째, 북미 기획과 한국 프로덕션의 결합이다. 앞서 언급한 스릴러 <더 홀>은 미국의 제작사가 기획과 자본을 대고, 한국의 앤솔로지스튜디오가 공동제작 파트너로 참여했다. 제작비 투자는 100% 미국 자본이지만, 한국 감독이 연출하고 주연 배우와 스태프 대부분이 한국인인 방식으로 제작이 이뤄졌다. 한국의 창작 역량이 프로젝트의 핵심 가치로 인정받은 사례다.

셋째, 국내 스튜디오의 현지 시스템 기반 공동제작이다. 2020년 초반부터 CJ ENM은 북미 시장에서 <엔딩스 비기닝스(Endings, Beginnings)>(2020), <언노운: 더 테이크다운(Hide and Seek>(2021), <프레스 플레이(Press Play)>(2022) 등 영어 영화를 투자·제작하며 미국 시장에서 실질적인 제작사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패스트 라이브즈>(2024), <부고니아>(2025) 등 다양한 규모의 작품을 적극적인 협업 방식으로 제작하고 있다.

넷째, 창작자 중심의 글로벌 타깃 독립영화다. <어브로드>(2025)는 다국적 제작사 써티세븐스디그리(37th Degree)가 중심이 되어 초기 기획부터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글로벌 공동제작을 주도한 사례로, 한국 창작자가 기획, 자금 조달, 제작, 배급까지 전 과정을 독립적으로 수행했다. 2026년 2월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베드포드 파크>는 한국계 미국인 스테파니 안 감독의 자전적 스토리를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로, 최희서, 손석구 등 한국 배우와 할리우드 배우들이 함께 출연하고 한국, 중국, 미국, 대만 등 다국적 투자자가 참여했다. 2024년 최우수 역사 다큐멘터리 부문 에미상을 수상한 <프리 철수 리>는 비상업적 공공 펀드를 중심으로 제작비를 확보한 다큐멘터리・아트하우스 영화 공동제작의 사례로서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다양한 모델의 등장은 한국영화 산업의 북미 진출이 개별 콘텐츠의 판매를 넘어서 보다 유기적인 공동제작 방식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획 초기부터 자본, 인력, 기술이 국경을 넘나들며 결합하는 ‘글로벌 3.0’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기획 단계부터 북미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공동제작 독립영화 <어브로드>
(제공=스튜디오 에이드)

올해 선댄스영화제 미국 드라마 경쟁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장편데뷔상)을 받은 손석구, 최희서 주연의 <베드포드 파크>(제공=선댄스영화제 페이스북 캡처)



현지 산업 관행, 네트워킹의 어려움 다만 실제 공동제작의 현장에선 산업의 관행과 제도 등 다양한 차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행정 및 계약 시스템의 차이를 들 수 있다. 북미 배우를 고용하려면 제작사가 미국배우·방송인조합(SAG-AFTRA)과 협약을 맺은 ‘시그너터리(Signatory)’ 자격을 갖춰야 한다. <피그 빌리지>의 경우 한국 법인이 이 자격을 얻기까지 약 2~3개월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동 관행에도 차이가 있다. 북미는 배우의 고액 개런티와 장비 대여료, 체류비 등 고정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촬영 회차를 극한으로 줄이고 하루 촬영 시간을 길게 가져가는 반면, 한국은 법적 노동 시간을 준수하기 위해 하루 촬영 시간을 제한하고 전체 회차를 늘리는 방식이 정착되어 있다. 이러한 노동 관행의 차이를 조율하는 것 역시 실제 제작 현장에선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현지의 네트워킹과 파트너십 구축의 어려움도 있다. 북미 영화 산업은 긴밀한 신뢰 네트워크로 작동한다.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평판을 쌓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성공적인 프로젝트 경험이 필요하다. 한국 제작사들이 이러한 네트워크에 진입하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현지에서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 비즈니스 매니저, 회계사 등 전문가 풀 접근에 대한 한계 역시 존재한다. 배급 경로 확보도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 배급 시장은 복잡한 유통 구조와 관행으로 작동한다. 한국 제작사가 현지 파트너의 업무를 실시간으로 검증하거나 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IP 및 기획개발 주도권에 대한 고민 역시 남아 있다. 북미 파트너들과의 공동제작에서 한국 기업과 제작사는 자본 규모의 측면에서 분명 열세에 놓여 있으며, 이는 IP 권리 확보에 있어서 제약 요인이 된다. 글로벌 OTT 오리지널 방식의 프로젝트는 안정적인 제작비는 확보할 수 있는 대신 이후의 IP 권리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 잘 알려져 있다. 이는 결국 자본 조달의 측면에서 로케이션 인센티브 등 국내 지원 제도의 개선과 글로벌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확대의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

북미 영화 산업계와 다양한 유형의 공동제작 활성화가 한국영화에 중요한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실제 이러한 기회가 한국영화 산업 전반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문제는 이러한 국제 공동제작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적 기반은 아직 취약하다는 점이다. 현장의 전문가들은 한국영화 산업이 콘텐츠를 만드는 ‘제작’과 ‘기획’ 역량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이를 글로벌 비즈니스로 실현할 ‘산업 인프라’는 매우 취약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국영화가 내수 시장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정책적 전환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강력한 제도, 금융 및 법률 실무 인프라 구축 시급 한국영화의 북미 진출과 공동제작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전환은 크게 제도 개선과 인프라 구축으로 나눠볼 수 있다. 한국의 강점인 IP와 창작·제작 역량이 북미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협상력을 제고하는 제도적 뒷받침과, 양 시장 간 제작 시스템의 이질성을 극복하고 비즈니스의 실행 속도를 높여주는 실무적 인프라 구축이 모두 필요한 것이다.

먼저 국제공동제작 인정 요건의 유연화가 필요하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국제공동제작의 실질에 맞게 현행 ‘국제공동제작 영화의 정의’ 및 ‘국제공동제작 영화의 한국영화 인정 기준’을 유연하게 확장해야 한다. 보다 다양한 형태의 국제 협력 프로젝트를 유치해 산업의 외연을 확장하는 목적으로 자국 영화 인정 제도를 활용하는 영국의 사례가 참고가 된다. 우리나라는 외국과 공동으로 제작한 영화가 한국영화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경로가 매우 좁고 경직되어 있는 반면, 영국의 경우 다양한 형태의 공동제작 영화가 자국 영화로 인정받을 수 있는 구조로 설계하고, 이를 풍부한 세제 혜택과 각종 지원제도의 기본 요건과 연결해 실질적으로 영국영화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자본 비율이 다소 낮더라도 창작 기여도가 높은 프로젝트는 한국영화로 인정하고, 금융 및 세제 혜택을 제공해 산업의 외연을 확장해야 하고, 이를 통해 한국 창작 인력이 주도하는 다양한 형태의 글로벌 협업 프로젝트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로케이션 인센티브 강화 역시 필요하다. 로케이션 인센티브는 국제공동제작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고려 요소 중 하나다. 영국, 캐나다 등 많은 나라들은 영화 제작 유치를 위해 이를 경쟁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이 최근 ‘JLOX+(Japan content LOcalization & business transformation(X) Plus)’라는 편당 최대 10억 엔 규모의 인센티브를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한국의 로케이션 인센티브가 규모 및 안정성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업계의 관계자들은 로케이션 인센티브가 글로벌 프로젝트 제작 결정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국내의 제도적 인프라가 보완되지 않으면 북미와의 제작 경험 자체가 쌓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경쟁국들처럼 로케이션 인센티브를 예측 가능한 제도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해 지원 규모의 현실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 제작사의 협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2024년 일본영상산업진흥기구(VIPO)의 ‘JLOX+ 프로그램’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작인
<렌탈 패밀리: 가족을 빌려드립니다>
(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금융 지원 시스템도 개선해야 한다. 글로벌 공동제작 프로젝트 추진에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북미와 한국의 영화 관련 금융 시스템이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수출 관련 보증 제도는 대출의 규모나 시점이 글로벌 공동제작 프로젝트의 과정과는 잘 맞지 않는 한계가 있다. 투자 측면에서도 기존의 모태펀드의 규약과 구조에선 글로벌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글로벌 프로젝트에 특화된 금융 지원을 신설하고, 전용 펀드 조성 등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현행 공동제작 영화 인정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국제협력제작’ 영역을 포용할 수 있는 지원 사업의 개발 역시 필요할 것이다. 한국영화 인정·불인정의 틀 안에서 작동하는 현재의 지원사업들로는 국제협력제작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포괄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획개발을 지원하고 특화 제작 지원을 강화하는 등 정책의 포용 범위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북미의 현지 전략 거점을 구축해서 핵심 관계자 비즈 매칭 및 네트워킹, 법률 지원과 현지 정보 제공 등을 통해 북미 영화 산업 진입 시의 장벽을 완화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상시적인 글로벌 협력 지원을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해서 국가별 공동제작 지원제도·로케이션 인센티브·규제 정보 등을 제공하고, 현지 법인 설립 등에 필요한 컨설팅 등의 행정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범죄도시> 시리즈 등을 제작한 빅펀치픽쳐스와 넷플릭스 영화
<익스트랙션​> 시리즈,
<그레이 맨> 등의 제작사 AGBO가 함께 만드는 넷플릭스 영화 <타이고>의 출연진.
왼쪽부터 마동석, 블랙핑크 리사, 이진욱(제공=넷플릭스)



한국영화, 글로벌을 향한 대전환을 시작하자 전 세계 영화 산업은 이미 ‘국경 없는 제작’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조차 영화 제작 자체의 축소를 우려하는 가운데 캐나다, 영국, 호주, 일본 등 많은 나라들이 자국의 영상 산업 강화를 위해 강력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치열한 제작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영화 제작 프로젝트 자체를 자국에 유치하고, 이를 통해 자국 영화 인력과 산업의 지속 가능한 제작을 위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 경쟁이 글로벌 시장에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영화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양면적이다. 내수 시장은 전례 없는 침체를 경험하고 있지만, 해외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방식의 공동제작 등 협력의 기회 역시 늘어나고 있다. 기획 초기부터 자본, 인력, 기술이 국경을 넘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협력의 사례가 보여주듯, 한국영화의 ‘글로벌 3.0’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한국영화가 내수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산업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지금 과감한 정책적 대전환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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