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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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시대는 몰라도 정의와 불의는 느낀다”

하이브미디어코프 김원국 대표 

김혜선(웹매거진 한국영화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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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미디어코프

2023년 천만 영화 <서울의 봄>을 통해 한국영화 산업의 구원투수로 활약했던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 2024년 여름에는 오컬트 코미디 <핸섬가이즈>를 통해 극장가에 장르적 신선함을 수혈했다. 올여름 시장에서 동시기 개봉한 한국영화들 가운데 다소 약체로 보였던 <핸섬가이즈>는 손익분기점(110만)을 넘기며 길게 가고 있다. <서울의 봄>과 규모는 다르지만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시도가 다시 관객에게 인정받은 순간이다. 최근 2, 3년간 한국영화 산업에서 가장 왕성한 제작력을 자랑하는 제작사 중 한 곳으로 꼽히는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올해 하반기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의 봄> 이후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김원국 대표의 근현대사 프로젝트들이 풀가동 중이다. 연말까지 기대작 <하얼빈>을 비롯해 여러 영화들의 개봉도 고민 중이다. 한국 ‘근현대사 덕후’라고 해도 좋을 김원국 대표에게, 하이브미디어코프의 방대하고 집요한 현재와 미래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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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섬가이즈>가 입소문을 타고 손익분기점을 너끈히 넘겼다.
Q

<핸섬가이즈>을 통해서 본 올여름 극장과 관객 반응, 어떻게 느끼고 있나?  

A

<핸섬가이즈>는 50만 석 이상의 좌석을 가져본 게 딱 하루였다. 한국영화치고는 좌석을 많이 배정받지 못한 거다. 동시기 개봉했던 다른 한국영화들은 80만 석, 90만 석씩 받고 시작했다. 그래도 좌석점유율, 좌석판매율을 잘 유지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주변에서 누적 관객 수 180만도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면 깜짝 놀란다. 개봉 첫 주 스코어가 워낙 안 좋았으니까. 결국 예전이나 지금이나 영화 잘 만들면 관객은 꾸준히 본다.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여름 시장이든 겨울 시장이든 좋은 영화들은 끈질기게 잘 간다.


Q

<핸섬가이즈>의 첫 주 성적을 생각하면 확실히 반전이다. 무엇이 이런 반응을 촉발했을까?

A

<서울의 봄>의 경우는 관객 수가 20만부터 팍팍 올라가서 대중의 눈에도 흥행 성적 확인이 쉬웠을 것이다. <핸섬가이즈>의 경우는 영화에 관심이 많은 ‘고관여 집단들’이 느낄 수 있는 정도의 미미한 수치로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는 기대하고 있었다. 이미 업계에서는 “웰메이드다”, “새로운 시도다” 등등의 얘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후에 100만 넘어가고 150만 넘어가면서 입소문이 나고 팬덤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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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섬가이즈>는 한국영화에서 드물게 만들어지는 호러 코미디로, 장르의 가능성을 제고시켰다.
Q

<핸섬가이즈>는 한국영화에서 잘 만들어지지 않는 호러 코미디다. 몇 년간 한국 관객의 눈에 잘 들지 못했던 장르이기도 하다. 남동협 감독의 시나리오에서 어떤 가능성을 느꼈나?  

A

실은 완성된 시나리오를 받아본 게 아니다. 남동협 감독이 <상류사회>의 조감독이었을 때 내가 꼭 입봉시켜주겠다고 약속했다. 어떤 작품을 함께할지 고민하다가 남동협 감독이 캐나다 호러 코미디 <터커 & 데일 vs. 이블>을 리메이크하면 어떨 것 같으냐고 했다. 작품이 괜찮아서 리메이크 판권을 취득한 후 시나리오를 함께 개발했다. 정말 많은 버전의 시나리오를 차근차근 만들어서 캐스팅 버전, 촬영 버전까지 완성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 확실히 시나리오보다 연출을 더 잘했다. 현장 관리와 통솔력, 배우들과의 소통과 연출력, 후반 작업의 꼼꼼함이 탁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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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섬가이즈>에서 주인공 재필과 상구를 연기한 배우 이성민, 이희준
Q

<핸섬가이즈> 속편도 염두에 두고 있나?   

A

지난해 <핸섬가이즈>를 완성한 후 바로 개봉하지 못하게 되면서 남동협 감독과 영화 한 편, 시리즈 한 편을 같이 개발했다. 감독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답답하니까.(웃음) 그때 마침 우리 회사가 태국 방콕에서 영화 <열대야>를 촬영 중이기도 했는데, 갑자기 <핸섬가이즈 2> 기획이 생각났다. 남동협 감독에게 발전시켜보라고 얘기했다.  
속편에서는 주인공 재필과 상구가 방콕으로 첫 해외여행을 간다. <핸섬가이즈> 엔딩에서 이규형 배우가 연기하는 남 순경이 세례를 받지 않나. 신부가 되어서 방콕에서 선교 사업을 하다가 여러 일이 벌어진다. 미나 캐릭터도 지금의 트리트먼트로 봐서는 나올 가능성이 크다. 물론 속편 제작의 확정은 투자사와 투자 환경에 달렸다. 관객 수 200만 이상이 되면 속편에 대한 기대치가 생겨서 속편 제작에 들어가기 좋은데, 근접한 수치의 성과가 나오고 있다.
<핸섬가이즈> 제작비가 40억대 후반이다. 예산이 큰 영화는 아니었기 때문에 부가 판권이나 해외 판권 세일의 수치까지 괜찮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 일단 속편 준비는 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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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 개봉 예정인 허진호 감독의 <보통의 가족>
Q

하반기에도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주요작들이 선을 보인다. 먼저 허진호 감독의 <보통의 가족>이 하반기에 개봉한다. 어떤 영화적 매력을 드러낼 것이라고 기대하나?  

A

<보통의 가족>의 경우는 허진호 감독님 영화답게 인물 관계의 깊이가 매우 중요하다. 이미 해외의 많은 영화제에서 초청을 받았고 반응도 다 좋았다. 초청된 영화제를 모두 가보진 않았지만 가본 곳에서는 항상 상영이 끝나면 기립박수가 나왔다. 로튼 토마토 점수가 무려 100점이다. 이제까지 허진호 감독님이 보여줬던 캐릭터 연출이 정점에 달한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느 가족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 정말 심각한 상태가 되었을 때 우리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매우 심도 있게 다룬다. 한국적이지 않고 글로벌하다. 그래서 많은 영화제들이 좋아한다. 지난해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였는데, 토론토에 온 각국의 프로그래머들이 보고 각자의 영화제로 초청을 했다. 각 영화제에서 또 다른 이들이 보고 또 다른 영화제로 초청하는 식으로 계속 퍼졌다. 전략적으로 해외 영화제를 공략하는 마케팅을 했던 게 아니다.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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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가족>의 원작 헤르만 코프의 베스트셀러 <더 디너>
Q

<보통의 가족>은 원작이 있다. 네덜란드 작가 헤르만 코프의 베스트셀러 <더 디너>다. 이 소설이 여러 번 영화화되었다. 그래서 처음엔 <보통의 가족>이 이탈리아 영화 <더 디너>(원작이 네덜란드, 이탈리아, 미국에서 영화화되었고 그중 이탈리아 버전이 가장 알려져 있다)의 리메이크인 줄 알았다.

A

소설 판권을 구입해 영화화한 것으로, 우리가 원작 소설을 네 번째 영화화했다. 판권 구입 당시 특이한 조항이 있었다. 원작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 때 이전에 영화화된 세 작품을 다 참고할 수 있고, 다른 누군가가 원작을 바탕으로 영화화를 할 때 <보통의 가족>을 참고할 수 있다는 조항이었다. 그 부분이 새로웠다. 원작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모든 것을 참고할 수 있다니.  

Q

허진호 감독과 하이브미디어코프의 행보를 돌이켜보면 흥미롭다. <봄날은 간다> <외출> <행복>처럼 정서적으로 결이 섬세한 영화를 만들어 온 허진호 감독에게 시대를 들여다보고 상상하는 일을 맡겼다. <덕혜옹주><천문: 하늘에 묻는다>, 그리고 차기작 <암살자들>까지. 허진호 감독의 어떤 면 때문에 이런 길을 함께 가도 좋다고 판단했나?

A

허진호 감독님은 학교 선배시다. 그분의 데뷔작 <8월의 크리스마스>를 너무 좋아한다. 하지만 내 취향은 아니다. <봄날은 간다>와 <외출> 역시.(웃음) 취향이 아니니 그런 성향의 작품을 개발하지도 않고, 당연히 연출 제안도 못 한다. <덕혜옹주>나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완전히 내 취향인데, 허진호 감독님과도 잘 맞은 셈이다. 감독과 잘 맞는 작품을 드리는 게 중요하다. <서울의 봄> 류의 작품을 드리지는 않는다. 감독님은 “나도 잘할 수 있다”고 농담하시지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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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개봉을 앞두고 있는 우민호 감독의 신작 <하얼빈>
Q

연말에는 <하얼빈>을 선보인다. <내부자들><남산의 부장들>로 역시 오랫동안 하이브미디어코프와 연을 이어 온 우민호 감독의 신작이다.  

A

<하얼빈>은 우민호 감독이 이제까지 해 왔던 캐릭터 중심의 이야기에 대서사의 광활함이 더해진다. 비주얼적인 아름다움도 있다. 극장에서 보면 진짜 기분 좋을 만한 이미지들이다. 무엇보다도 안중근이라는 위대한 실존 인물에 대해서 심도 있게 파고든 작품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Q

<하얼빈>을 ‘국뽕 없는 안중근 이야기’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안중근이라는 소재 자체가 그게 가능할까?  

A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이른바 ‘국뽕’을 느끼게 하는 방법은 쉽다. 물론 우리는 그런 부분을 의도적으로 살리거나 배제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관객이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만들 뿐이다. 우리 작품 중에서 <천문: 하늘에 묻는다>도 세종대왕이나 장영실로 ‘국뽕’을 만들어내지는 않았다. <하얼빈>도 안중근과 안중근의 주변인들에게 초점을 맞출 뿐이다.  

Q

<하얼빈>은 오는 9월 열리는 토론토영화제에 초청되어 처음으로 공개된다. 글로벌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지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일단 대한민국에서 가장 글로벌한 배우 현빈이 있다. 우민호 감독도 <내부자들> 이후 나름 영화 팬덤이 생겼고. 그리고 국적을 떠나서 독립투사, 레지스탕스들이 자기 나라를 위해 열심히 싸우는 얘기는 글로벌한 것이기에 관객이 쉽게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안중근의 시대를 요즘 젊은 관객은 잘 모를 수 있다. <서울의 봄>을 기획했을 때도 많이들 그랬다. “이 내용을 누가 알아? 요즘은 이런 거 잘 몰라.” 하지만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정의와 불의를 느끼지 않았나. 보편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안중근은 ‘일본은 나쁘고 한국은 착하다‘는 식의 이분법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 동아시아의 평화를 외쳤던 분이다. 영화에도 그런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Q

안중근은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거대한 인물이다. 대개 역사적 영웅에 대한 영화는 업적을 강조하거나 스펙터클한 규모를 강조한다. 인물 자체에 관심이 없고 그를 둘러싼 사건에만 주목하는 경우도 많다. 인물이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왔는가를 궁금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얼빈>의 안중근은 어떨까?

A

<하얼빈>에는 우리가 잘 몰랐던 안중근의 내밀한 부분을 많이 담으려고 했다. 그런 그림이 다 들어 있다. 안중근의 어린 시절이 나오지는 않지만, 그가 어떤 선택과 결정을 했고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것이 우리한테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담겨 있다.  
대한민국에서 존경하는 인물이 여러 명 있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안중근을 정말 존경한다. 평안도의 엄청난 부잣집 출신인데 자신의 모든 것을 독립운동에 쏟았다. 그런데 어디서 죽었는지조차 모른다. 무덤도 발견되지 않았다. 나와 우민호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딱 하나였다. 향후 100년 동안 볼 수 있는 안중근 영화를 만들겠다는 것. 사명감까지는 아니지만 그런 마음이 있었다. 그 진심만큼은 관객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어느 정도 노력한 결과만큼 나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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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개봉해 천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 <서울의 봄>
Q

하이브미디어코프의 한국 근현대사 프로젝트가 계속 이어진다고 알고 있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의 언론회유 공작을 다룬 <K-공작 프로젝트>, <서울의 봄>과 이어지는 육군 사조직 ‘하나회’ 척결 프로젝트를 다루는 <YS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A

열심히 대본 작업 중이다. <서울의 봄> 이전부터 준비했던 프로젝트들과 함께. <서울의 봄>과 묶인 프로젝트는 아니다. 무슨 무슨 3부작, 그런 건 안 한다. 그때그때 좋은 소재가 있으면 연구할 뿐이다. 다만, <K-공작 프로젝트>와 <YS 프로젝트>, 그리고 <암살자들>까지는 한국 근현대사 프로젝트에 가깝다고는 할 수 있다. 그리고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을 두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YS VS. DJ> 혹은 <DJ VS. YS>라고도 할 수 있다. 두 인물의 시작부터 돌아가셨을 때까지를 어떤 사건과 두 인물을 중심으로, 제3·4·5공화국 이야기의 웰메이드 버전으로 만들어보려고 한다. DJ와 YS는 공, 과가 다 있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매우 존경하는 정치인들이기 때문이다. 역시 대본 작업 중이다. 연출자나 플랫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런 요소들은 모두 대본이 나온 다음에 결정할 수순이다. 준비 중인 프로젝트가 더 있는데, 너무 많아서 다 말할 수가 없다.(웃음)

Q

확실히 ‘한국 근현대사 덕후’인 것 같다.  

A

그런 것까지는 아니지만 관심은 많다. 해방 이후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한국 근현대의 시기가 정말 재밌다. 1990년대 후반을 파고드는 프로젝트도 물론 준비 중인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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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중심의 서사로 근대사를 다룬 영화 <덕혜옹주>
Q

지금까지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작품들은 시대극이 많고, 선이 굵고, 남성 캐릭터 중심의 성향을 보여 왔다. 더 다채로운 색깔, 다양한 성별, 더 소프트한 이야기로 균형을 지닌 신작도 개발 중인가? 아니면 이 성향을 하이브만의 색으로 더욱 강하게 밀고 나가는 것인가?

A

사실 우리 회사 작품들은 정말 다채롭다. <덕혜옹주>도 근대사를 다루지만 여성에 대한 이야기잖나. 그 외에도 준비 중인 여성 이야기가 많다. 호러와 미스터리 장르, 하이틴 로맨스물, 음식 관련 드라마도 있다. 물론 내 성향이 선 굵은 쪽으로 약간 기운다는 것은 인정한다. 사건이 분명한 걸 좋아하기 때문에, 확실히 그런 면이 있다. 그래도 회사의 전반적인 작품 라인업은 다양하다고 말할 수 있다.

Q

그러고 보면 하이브미디어코프가 대만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리메이크를 제작하는 것도 눈에 띈다. 라인업에서 툭 튀어 보이는 작품이다.

A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보고 나서, 한국 상황에 맞게 완성도 높은 리메이크를 한다면 재미있는 기획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주걸륜의 회사와 협상해서 판권을 잘 취득해 준비하고 있다. 판권료는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심지어 극 중에 등장하는, 주걸륜이 직접 작곡한 피아노곡 ‘Secret’을 무조건 써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는데, 우린 너무 좋았다.(웃음) 쓰고 싶은데 허락 안 해주거나 너무 비싸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오히려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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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한 영화 <열대야>
Q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이후 <열대야>로 다시 방콕 로케이션 촬영을 하는 등 해외 올로케이션 작품들도 다수인 것 같다. 나아가 해외 공동 제작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나.  

A

지금 준비하고 있는 우민호 감독의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도 일본과 태국에 가서 찍는다. 멜로 작품으로 해외 로케이션을 계획하는 것도 있다. 영화에 필요한 배경 때문에 맞춰서 가는 것이긴 하다. 해외 공동 제작은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 미국과 아시아에서 각각 해보려고 준비해 놓은 상태다. 우리 입장에서는 지식재산권(IP)의 확장, IP의 글로벌화라는 측면에서 해외 공동 제작의 필요성을 느낀다. 일단 우리 기획이 해외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측면이 있다. 우리 IP의 리메이크 판권만 파는 게 아니라 합작을 하는 것이 수익성 측면에서 훨씬 좋다는 이유도 있고. 지금 생각해보면 <서울의 봄>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시대적 배경 때문에 리메이크가 어렵겠지만, <남산의 부장들>은 가능할 것도 같다. 넘버 1과 넘버 2의 갈등 관계, 넘버 1이 넘버 2를 여러 명 두면서 생기는 갈등을 그리는 영화로도 리메이크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세부적인 것은 많이 바뀌지 않을까 싶지만. 더 쉬운 방법은 <핸섬가이즈> 같은 호러 코미디의 리메이크일 거다. 여기까지는 예를 든 것이지만 실제로는 <내부자들>의 미국판을 만들려는 중이다.  

Q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준비하는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영화들이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를 비롯해서 <말할 수 없는 비밀><야당><보스> 등 올해 극장에서 만날 수 있나?  

A

<야당>과 <보스>는 내년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행복의 나라로>와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둘 다 올해 개봉할 수도 있고, 그중 한 편은 다시 내년으로 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Q

오랜 세월 영화인으로 일해 왔다. 최근 들어 처음 경험해본다고 느끼는 영화인으로서의 감정이나 태도, 혹은 산업적 변화가 있다면?   

A

이제 영화를 만든다는 게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확실히 한국영화 제작 편수가 줄었으니까. 극장도 잘 되어야 하는데, 그들도 버티기 위해서 무리수를 두는 부분도 꽤 있는 것 같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과 극장들의 관계가 다시 어떻게 정립될까. 변화의 시기이며 혼돈의 시기라고 느낀다. 그래도 우리의 중심은 극장에 있다. 요즘은 영화 잘 만들면 기본적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때문에 오히려 나쁘지 않은 경쟁 상황이다.  

Q

CJ ENM의 침체기가 길어지고 있고, 한국영화의 배급 구도가 바뀌고 있다. 하이브미디어코프도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A

한국영화 배급 구도는 10년에 한 번씩은 항상 변했던 것 같다. CJ ENM과 롯데 엔터테인먼트도 한때는 새로운 플레이어였다. 또 통신사들이 영화 배급을 하겠다고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했고. 지켜봐야 한다. 그런데 확실한 건 있다. 예전에는 유통 회사에서 콘텐츠를 픽업해서 유통시켰는데 이제는 제작 중심에서 유통을 직접 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본다. <보통의 가족>이나 <말할 수 없는 비밀><행복의 나라로><보스> 같은 경우는 하이브미디어코프가 메인으로 펀딩을 한 작품들이다. 그래서 더 그런 시기가 왔다는 생각이 든다.

Q

요즘 한국영화 산업에서 가장 바쁜 제작사로 보이는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새로운 10년, 어떻게 상상하나?

A

그간 작품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 영화, 시리즈를 다 합치면 60편 정도를 진행하고 있는데, 향후 10년 안에 어떻게든 다 풀어보려고 한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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