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inema
포항의 영화 감성 핫플
인디플러스포항
- 글
- 이락희(한국경제매거진 기자)
- 사진
- 인디플러스포항
Art Cinema
포항 중앙로 육거리, 옛 시민회관 터인 중앙아트홀에 자리 잡은 ‘인디플러스포항’은 2017년 중앙아트홀 공연장을 리모델링해 개관한 독립영화 전용관이다. 포항 인근 지역에서 유일하게 독립·예술영화를 상영한다. 시민회관 시절의 향수를 기억하는 시민들은 물론, 영화를 좋아하는 MZ들 사이에도 ‘힙’하다는 입소문을 얻으면서 핫플로 부상하고 있다.
올드한 인식을 힙하게포항의 유일한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플러스포항이 자리 잡은 중앙로 육거리는 포항 시민들에게 향수 어린 지역이다. 1970년대부터 시민회관이 있던 자리였으나 2001년 철거되면서 오랫동안 빈터로 있었다. 한동안 주인 없이 표류하다가 2010년 중앙아트홀이 건립되면서 이 일대에 문화예술의 향기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이후 시민들의 인디영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지역독립영화전용관 설립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독립영화 전용관으로 탈바꿈했다. 중앙아트홀 간판 아래 ‘인디플러스포항’이라는 간판을 새로 단 지는 햇수로 8년째다. 건물도 바뀌고 간판도 바꿔 달았지만 포항 토박이들은 아직도 이곳을 시민회관 자리라고 부르곤 한다. 관객들도 대부분 시민회관이나 중앙아트홀 시절의 향수를 기억하는 시니어들이다 보니 젊은이들에게 다소 ‘올드’한 곳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인디플러스포항에서는 올해 들어 관객들의 연령대를 낮추기 위한 시도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어린이 영화제 기획, 대학생 대상 커뮤니티 공간 제공 등을 통해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홍보 활동도 활발해졌다. 대학생들이 직접 인스타그램을 운용하도록 지원함으로써 발랄한 MZ(밀레니얼+Z) 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업로딩하고 있다. 이런 활동들 덕분에 힙한 감성의 핫플로 젊은 관객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인디플러스포항은 영화 상영에 그치지 않고 전시, 독서, 공연 상영 등을 제공하며 포항 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역할을 한다. 안내 데스크가 있는 1층은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전시실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 각종 전시를 함께 관람할 수 있다. 또한 공연장이었던 곳답게 매월 둘째 주 화요일에는 서울 예술의 전당 공연 작품을 고화질 영상으로 촬영해 상영하는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올해는 연극 공연을 중심으로 상영하고 있으며 11월까지 상영될 예정이다.
전체 3층 건물로 영화 상영관 입구는 2층이다. 2층 상영관 입구 앞쪽에는 영화 관람 전후 휴식을 할 수 있는 작은 휴게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휴게공간은 통창으로 포항 시내로 진입하는 육거리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상영관은 1개지만 객석은 260석으로 독립영화 전용관치고는 꽤 많은 객석을 보유하고 있다. 원래 공연장으로 쓰이던 공간이라 상영관 안에서는 팝콘을 비롯한 음식물 섭취는 안 된다. 오롯이 영화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은 오히려 장점이다.
다양한 기획전을 열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문화다양성 측면에서 시행했던 무지개영화 기획전에서 상영한, 장애인들이 주인공인 영화들 가운데 <똥 싸는 소리>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프라이빗 영화관과 애프터 씨네톡톡관객과 소통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에는 가족 단위 등 10인 이내의 관객을 위해 상영관을 통째로 빌려주는 프라이빗 영화관도 운영 중이다. 1~2주 차 화요일 5시부터 8시까지, 3~4주 차 화요일 7시부터 10시까지 운영한다. 상영 중인 영화뿐만 아니라 관객이 원할 경우 DVD,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스트리밍, 개인이 제작한 콘텐츠도 상영 가능하다. 참여 신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www.phcf.or.kr)에서 할 수 있으며 포항시에 거주하는 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나 선착순이라 서둘러야 한다.
260석 규모의 상영관을 자신의 지인들과 독점한 채로 대형 스크린에서 보고 싶은 영화나 직접 촬영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어 포항 시민들 사이에서는 경쟁이 치열한 편이다. 특히 가족끼리 와서 오붓하게 영화를 즐기며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관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외에도 영화 관람 후 여운이 가시기 전에 영화에 대한 감상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관객 소통 프로그램 ‘애프터 씨네톡톡’을 운영 중이다. 애프터 씨네톡톡은 인디플러스포항의 프로그래머와 관객들이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영화 종료 후에 1층 커뮤니티룸에 모여서 영화에 대한 감상을 나누는 소모임이다.
8년째 3500원의 행복영화 관람료 인상으로 영화 한 편 보기 부담스러운 요즘, 작품성뿐만 아니라 가심비까지 만족시키고 있는 곳이 또한 인디플러스포항이다. 2017년 개관한 이래 8년째 관람료 3500원을 유지하고 있다. 멤버십 회원으로 가입할 경우 500원을 더 할인 받아 3000원으로도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일반 멀티플렉스 극장의 경우 주말 일반 좌석 기준 1만5000원까지 치솟은 것에 비하면 가장 저렴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상영작들도 대부분 각종 시상식과 평론가의 호평을 받은 작품들이다.
영화 동아리 ‘시너지’인디플러스포항에서는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시민 활동가들이 참여해 영화 동아리 ‘시너지(CINERGY)’를 운영 중이다. 시너지는 Cinema와 Energy의 합성어라고 하는데, 인디플러스포항의 공식 영화 동아리다. 여느 영화관 동아리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회원 주도적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강연이나 토론회에 참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GV를 개최하고 강좌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책자나 영상을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
올해로 6기를 맞이하는 시너지는 모더레이터단, 매거진제작단, 단편영화제작단 세 개의 팀으로 나누어 운영 중이다. 모더레이터단의 경우 하나의 주제를 정해 시민들이 직접 선정한 영화를 상영하고 감독과의 대화 등 GV를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며, 인디플러스포항을 외부에 알리는 홍보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매거진제작단은 독립영화를 관람하고 각자 비평글을 작성하고, 영화 관련 시민들을 직접 인터뷰해 인디플러스포항의 영화 소식을 1권의 매거진으로 제작해 발간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단편영화제작단은 팀원들이 직접 시나리오도 작성하고 촬영 및 편집까지 한다. 시민들이 직접 짧은 단편영화를 함께 만들어봄으로써 영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향상시키기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0월 하반기에는 인터넷 방송계 이야기를 다룬 <개그맨>과 배우 한소희의 첫 스크린 데뷔작 <폭설>이 개봉 예정이다. 11월에는 <최소한의 선의>와 <복수는 나의 것>이 예정되어 있다. 그 밖에도 <문경><한국이 싫어서><해야 할 일> 등 다수의 한국 독립영화가 상영 중이다.
관객들 사이에서 독립·예술영화는 어렵다는 편견이 있어 외면하는 경우도 있지만 인디플러스포항에서 상영하는 영화 중에는 의외로 대중적인 인지도의 작품들도 꽤 있다. 최근 상영한 애니메이션 <텐라이브즈>는 바로 옆 CGV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상영했던 작품이다. 나문희 배우 주연의 <소풍>도 CGV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인디플러스포항에서 개봉해 시민들이 환호했다.
10월 마지막 주에는 지역의 유치원과 연계해 어린이들이 직접 제작한 영화를 옴니버스 형태로 상영하는 ‘꿈꾸는 어린이영화제’를 개최한다. 올해는 시범적으로 유치원과 협업해 5~7세 반 아이들이 직접 5분 내외의 영화 12편을 옴니버스 형태로 제작했다. 시범 상영 후 관객들의 의견을 반영해 내년부터는 공모를 통해 영화제 참여 대상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이를 계기로 어린이 관객들이 생겨나고 엄마 아빠의 손을 이끌고 상영관을 찾아올 날을 기대하고 있다.
관객들이 인디플러스포항을 보다 잘 이용할 수 있는 꿀팁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영화관 이용 꿀팁이라면 아무래도 회원 가입이 인디플러스포항을 가장 잘 이용하실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할인된 금액으로 영화도 보실 수도 있고요. 상영 정보를 비롯해 기획 프로그램, GV 등에 대한 정보도 알려 드리고 있습니다. 회원으로 가입하시고 회원이 누릴 수 있는 혜택들을 함께 누려보세요.
그동안 상영한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소개해주세요.
영진위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기획전을 열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문화다양성 측면에서 시행했던 무지개영화 기획전에서 상영한, 장애인들이 주인공인 영화들 가운데 <똥 싸는 소리>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몸이 불편하심에도 광주에서 포항까지 오셔서 GV에 참여해주셨던 조재형 감독님의 영화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몸은 조금 불편하시지만 작품도 너무 좋았고 감독님의 이야기들이 GV에 참여한 관객들에게 많은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던 것 같아서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인디플러스포항에서 앞으로 새롭게 시도할 계획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그동안 인디플러스포항의 관람 연령대는 노년층이 조금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어린이 관람객 비중은 낮은 편이었습니다. 올해 어린이 영화제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어린이들의 반응을 본 후 이를 포항 전역의 어린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영화 프로그램으로 확대한다면 영화 꿈나무 육성과 함께 인디플러스포항의 지속적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화관의 가장 본질적인 역할은 좋은 영화를 많은 시민이 관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년에도 더욱 재미있고 의미 있는 영화 상영으로 포항 시민에게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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