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ovie Today
LOST IN THE WAVE
한류라는 파도에 휩쓸리다
- by Nguyen Le
글 응우옌 레
K-Movie Today
Have you ever wondered how Hallyu treats those who surf it?
한류(韓流) 콘텐츠가 한류 팬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The Korean entertainment wave might be metaphorical, but it has the traits of its natural counterpart — forceful, sweeping and, as long as there is frequency, transformative. In Vietnam, there are plenty of examples that demonstrate the impact of the wave, locally called “Hàn lưu.” Note how the “mini heart” is the go-to hand gesture for photos. Or how, in general, discussions about Park Chan-wook, Lee Chang-dong, Bong Joon-ho, Hong Sang-soo et al go on much longer than those about any local filmmaker. Or how, at an event, a film industry figure said there has been local demand for a Korean cinema retrospective screening.
한류라는 명칭은 비유적인 표현이기는 하나, 실제 자연의 파도와 유사한 특성을 지닌다. 강력하고, 무언가를 휩쓸고, 유행하는 동안 변화를 가져온다. 베트남에서도 '한류'라는 파도가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예시가 많다. 사진을 찍을 때 손으로 '미니 하트' 포즈를 취하는 게 큰 인기라는 점에 주목하자. 또 베트남 감독들에 대한 담론보다도 박찬욱, 이창동, 봉준호, 홍상수 감독 등에 대한 논의가 훨씬 길게 이어지며, 베트남의 한 영화 업계 인사가 어느 행사에서 한국 고전영화 상영에 대한 현지 수요가 있음을 언급한 사실도 있음을 생각해보자.
Alas, the introductory question, as Hallyu extends its reach and diversifies local tastes. It isn’t unusual, but it does tackle the matter of quality that discussions about inclusion and representation usually cast aside. You see, awareness is good, but can the same descriptor be used for displays of it, on any platform where K-entertainment is available?
그렇지만 한류의 영향력이 확장되고 지역적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한류 콘텐츠에서 한류 팬들의 나라와 문화가 어떻게 다뤄지고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다. 이는 이례적인 질문은 아니지만 포용성과 대표성에 관한 담론에서 흔히 간과되곤 하는 본질적인 문제를 다룬다. 인식은 좋지만, 한국 엔터테인먼트가 제공되는 어느 플랫폼에서나 그 표현을 동일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The “beast cop” played by Ma Dong-seok, in particular his version in The Roundup, might be in trouble here, noted local freelance film writer Phúc Nguyễn. With reference to the 2022 crime actioner’s depiction of Ho Chi Minh City as a place where non-native criminals could operate for as long as they have, Phúc said it had him theorizing “that the production didn’t care about logic at best or didn’t respect Vietnamese elements at worst.”
베트남 프리랜서 영화 작가 푹 응우옌(Phúc Nguyễn)은 특히 <범죄도시>에서 배우 마동석이 연기한 '괴물 형사'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022년 개봉한 이 범죄 액션 영화에서 베트남 호치민 시가 베트남 출신이 아닌 범죄자들이 마음껏 날뛸 수 있는 수 있는 공간으로 묘사된 것에 관하여, 푹은 이 영화가 좋게 말하면 논리적 타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베트남 문화 요소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것이라는 이론을 제시했다.
The film was banned from Vietnamese theaters due to excessive violence, according to local news reports.
현지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영화는 과도한 폭력성으로 인해 베트남 극장에서 상영이 금지됐다.
Phan Đình Linh Chi, a follower of K-entertainment in the 2010s, said even more positive, character-based representations are questionable. Actor Lê Anh Tôn got to speak a bit of the Huế dialect of Vietnamese... as a laborer in Arthdal Chronicles. Actor Nguyễn Thị Hương (also known as Jiyun Kim Huong) also got to converse with characters in Vietnamese... as a maid in One the Woman or a foreign bride in season two of Hometown Over the Hill.
2010년대 한국 엔터테인먼트 팬인 판 딘 린 치(Phan Đình Linh Chi)는 더 긍정적인 등장인물 중심의 묘사조차도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한다. 배우 레안톤(Lê Anh Tôn)은 <아스달 연대기>에서 베트남 중부 후에(Huế) 지역 방언을 조금 사용하여 대화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가 맡은 역은 노동자다. 배우 응우옌 티 흥(Nguyễn Thị Hương, 지윤 김 흥으로도 알려짐) 역시 베트남어로 다른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는데 <원 더 우먼>에서 하녀로, <산 너머 남촌에는> 시즌 2에서는 외국인 신부로 나왔다.
“In the film’s context, these characters may be presented with traits usually perceived as negative, such as gossipy or meddling. These depictions undeniably influence and reinforce biases [about Vietnamese],” Chi added.
"영화적 맥락에서 앞서 언급한 등장인물들은 수다스럽거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등 흔히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특징들을 보일 수 있다. 이러한 묘사는 [베트남 사람들에 대한] 편견에 여지없이 영향을 주고 편견을 강화한다"고 치는 덧붙였다.
Both the aforementioned Tôn and Hương also shared contrasting perspectives on their footing in the industry in Korea. For the entertainment site kenh14 in 2022, the former said he might return to Vietnam due to a shortage of opportunities; some anecdotes he shared include not looking Southeast Asian enough, winning the role of a foreign taxi driver after a drought, and productions exclusively seeking YouTubers and TikTokers. For the news site VNExpress in 2021, the latter, after her One the Woman’s maid role was deemed an inferior representation of Vietnamese, took a diplomatic tone by saying it was only fictional and that “in any role, I’d always do my best and find it a way to promote the image and the people of Vietnam.”
앞서 언급된 배우 톤과 흥은 한국 엔터업계 내 베트남 배우들의 위상에 대해 서로 상반된 관점을 공유했다. 2022년 엔터테인먼트 사이트 켄14(Kenh 14)에서 레안톤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베트남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충분히 동남아인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거나, 겨우 따낸 일감이 택시 기사 역할이었다거나, 프로덕션들이 유튜버와 틱톡커만을 찾는다는 등 직접 겪은 일화들을 공유했다. 2021년 뉴스 사이트 브이엔익스프레스(VNExpress)에서 흥은 <원 더 우먼>에서 그녀가 맡은 하녀 역할이 베트남인을 열등하게 묘사했다고 여겨진 데 대해 그것은 단지 작품 속 인물일 뿐이며 "어떤 역할을 맡던 항상 최선을 다하고 베트남과 베트남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라고 다소 외교적으로 말했다.
Additionally, as with any time Vietnamese elements made an appearance in popular media, local news coverage would emphasize — in a hyper-positive tone — the native performances and speeches while missing windows to really assess the quality of the Korean actors’ engagement with the Vietnamese co-stars and language. [Writer’s note: Vietnamese tones, not pronunciation, seem to trip up Korean performers the most, as heard from Honey Lee in One the Woman (SBS posted a behind-the-scenes video featuring her practicing with Hương) or Lee Dong-wook in 2005’s Hanoi Bride (here his character’s Vietnamese love interest is played by Kim Ok-bin). Some articles about these two actors also, in one way or another, address their beauty or sex appeal. An attempt to forgive their imperfect Vietnamese? Maybe. Potentially problematic halo effect at play? Could be!]
또한, 베트남 문화 요소가 인기 미디어에 등장할 때마다 현지 언론은 과도하게 긍정적인 어조로 베트남인의 연기와 대사를 강조하기 때문에 베트남 출연자와 함께 연기하는 한국 배우의 연기 수준이나 언어 숙달 수준을 실제로 평가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필자 주: <원 더 우먼>의 이하늬(SBS는 드라마 촬영 막간에 이하늬가 베트남어를 흥과 함께 연습하는 모습을 담은 비하인드 영상을 올렸다)나 2005년 <하노이의 신부>의 이동욱(배우 김옥빈이 이동욱의 베트남인 연인으로 등장한다)이 연기한 베트남어를 들어 보건대, 한국 배우들에게는 베트남어 발음이 아니라 억양이 가장 걸림돌이 되는 듯하다. 이 두 배우에 대한 일부 기사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그들의 아름다움이나 섹시함을 언급한다. 배우들의 어색한 베트남어를 용서하려는 시도일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후광 효과가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까? 그럴 수도 있다!]
Chi believes Korean productions are at a point where they can create Vietnamese characters that are layered despite them possessing inferior or even unlikable traits.
치는 한국 작품들이 베트남 등장인물을 비록 열등하거나 비호감인 인물로 그릴지 언정 입체적인 인물로 묘사할 수 있는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She added, “But implementing these changes is extremely challenging, if not ‘utopian.’ [The state of things are dependent] on various industry factors, like capital resources, labor relations, and also the economic, historical, cultural, social characteristics of Korea ... And so, we should focus on whether there is a way to tackle the systemic problems so deeply rooted in this massive industry.”
그녀는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구현하는 것은 ‘유토피아적’까지는 아니어도 매우 어렵다. 자본, 노동 관계는 물론 한국의 경제, 역사, 문화, 사회적 특성과 같은 다양한 산업 요인에 따라 상황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거대한 산업에 깊이 뿌리 박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Interestingly, when Vietnam is behind the camera of Korean productions, a different, perhaps more positive, picture emerges. As crew members, Vietnamese really make themselves known as visual effects artists of many productions, a number of them in the high-profile, high-viewership tier. Both AIOI Studios and Bad Clay Studios made respective posts celebrating their staff’s efforts in the Naver webtoon-based series Chicken Nugget and the episodic adaptation of Parasyte: The Grey from filmmaker Yeon Sang-ho.
흥미롭게도 베트남은 한국 작품 속이 아니라 카메라 바깥에서 보다 긍정적인 이미지로 등장한다. 베트남 시각 효과 아티스트들은 수많은 작품들의 제작에 참여하여 자신들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상당히 많은 베트남 시각효과 아티스트가 꽤 유명하며 그들이 참여한 작품 역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다. 네이버 웹툰 원작의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을 작업한 AIOI 스튜디오와, 연상호 감독이 에피소드 형식으로 각색한 <기생수: 더 그레이>를 작업한 배드클레이 스튜디오는 각각 제작 팀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As consumers, Vietnamese continue to strongly express their appreciation for Korean media. Most recently the U.S.-based publication Deadline found that Exhuma is currently the biggest moneymaker at the local box office (212 billion VND, or nearly 8.3 million USD). Jang Jae-hyun‘s occult horror film tells the story of a shaman and her team encountering a deadly threat after they are hired to exhume a grave.
소비자로서 베트남인들은 한국 미디어에 계속 매료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온라인 연예 뉴스 사이트 '데드라인'(Deadline)에서 영화 <파묘>가 베트남 박스 오피스 최대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2120억 동, 약 830만 달러). 장재현 감독의 오컬트 호러 영화인 <파묘>는 한 무속인 팀이 파묘 의뢰를 받은 후 맞닥뜨리게 되는 치명적인 일들을 그려낸 이야기다.
Around the same time, Korean media dedicated much space covering the colossal success of the domestic drama Mai. Trấn Thành’s film has CJ ENM as one of the production companies and CJ CGV as the distributor.
비슷한 시기에, 한국 미디어는 한-베 합작영화 <마이>(Mai)의 흥행을 상당히 비중 있게 다뤘다. 쩐 탄(Trấn Thành) 감독이 연출을 맡고, CJ ENM이 제작사 중 한곳이며, CJ CGV가 배급사를 맡았다.
And prior to Exhuma, Park Gyu-tae’s comedy 6/45 was a big hit with audiences (nearly 182 billion VND, 7.1 million USD); catchy subtitles were reportedly one of the main factors. Many found it extra-charming seeing Korean soldier characters deliver trendy and Gen Z-friendly references, but some also claimed the approach “over-translating” as actual context was either diluted or disregarded.
<파묘> 이전에 박규태 감독의 코미디영화 <육사오(6/45)> 역시 베트남 관객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약 1820억 동, 710만 달러). 재미 있는 자막이 주요 인기 요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Z세대에게 익숙한 세태를 풍자하는 남한과 북한 군인 등장인물들이 많은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접근 방식을 "과잉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맥락이 희석되거나 무시된다는 이유에서다.
To film writer Phúc, as crew members and consumers, the presences and contributions of Vietnam to Korea’s creativity “don’t quite have the visibility that could reflect the deep connection” between the cultures.
영화 제작 팀원이자 소비자인 영화 작가 푹에 따르면, 한국 창작물에서 베트남의 존재감과 기여도는 "한국 문화와 베트남 문화 사이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반영할 만큼 뚜렷해 보이지 않는다."
Filmmaker Vũ Nguyễn Nam Khuê, who won awards in competitions from CGV and CJ, also said additional consideration and sensitivity will only benefit. He proposed “not just doing more research, but doing research on things beyond ‘the superficial,’ as in social interactions and historical overlaps, over what can appeal to tourists and what is exotic.”
CGV와 CJ에서 수상 경력이 있는 영화 감독 부 응우옌 남 큐에(Vũ Nguyễn Nam Khuê)도 더 깊은 배려와 세심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단지 더 많은 연구뿐만 아니라, 관광 요소나 이국적 요소를 넘어, 사회적 상호작용과 역사적 공통점 등에서 심도 있는 연구"를 제안했다.
Thảo Ngô, whose first exposure to Hallyu was through the series Full House, offered a different perspective on this entire issue, however. She said the Korean entertainment scene might not be able to address its diversity and inclusion issues in time.
드라마 <풀하우스>를 통해 처음으로 한류를 접한 타오 응오(Thảo Ngô)는 이 모든 문제에 대해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한국 연예계가 다양성과 포용성 문제를 시기적절하게 해결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I find that the ‘wave’ is cresting,” she added. “There seems to be a recession in their industry — shortage of local hits in theaters or on streaming, constant showbiz controversies, lack of impactful gigs for new voices, et cetera. While things are still going, I say they should address certain inequalities and lack of considerations in talent cultivation and creative expression now. Otherwise, things will continue to be bad for them — and worse for us.”
"’한류’는 정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업계가 다소 침체하는 듯 보인다. 극장이나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는 히트작이 나오지 않고 있고, 끊임없이 일어나는 연예계 논란, 새로운 목소리를 들을 만한 공연 기회 부족 등 여러 문제가 있다. 한류는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인재 육성과 창조적 표현 측면에서 불평등과 배려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한류는 지속적으로 저하될 것이고, 이는 우리의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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