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2026년 상반기 한국영화를 이끈 <살목지> <왕과 사는 남자>
<군체>와 여름 화제작 <호프>(제공=쇼박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SPECIAL ②

놀라운 반전,
확실한 회복으로
나아가기를

2026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및 하반기 라인업

2026-07-29

글 _ 나원정(중앙일보 문화부 기자)

  •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 3천737만 명… 전년 동기 대비 74.9% 상승

  • 입소문과 재미가 흥행 좌우… ‘천만’
    <왕과 사는 남자> 등 장르영화 약진

  • 치열한 9월 추석 극장가 예고… 연말까지 다양한 장르의 신작으로 승부

스케일보단 입소문 난 재미가 관객을 붙들었다. 올 상반기 한국영화는 화제작이 잇따르며 관람 열기를 재점화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2026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올 상반기 극장 전체 관객 수는 5천705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2% 증가했다. 이 중 한국영화 상반기 관객 수는 3천737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9% 급등했다. 이 시기 한국영화 실질 개봉 편수(상영회차 40회차 이상. 단, 독립·예술영화는 40회에 미달해도 실질 개봉작에 포함)가 89편으로, 전년 상반기(111편)보다 줄었음에도 매출액(3천702억 원)은 오히려 전년 동기(2천38억 원)보다 81.7%나 늘었다.

전년도 이월 영화 <아바타: 불과 재>(이하 <아바타 3>)와 올 상반기 개봉한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제외하면 대형 흥행작이 부족했던 외화 관객 수(1천968만 명)는 2년 연속 관객 감소세를 지속했고, 상반기 외국영화 매출액은 2년 연속 2천억 원대에 머물렀다. 다만 2026년 상반기 IMAX와 4D, ScreenX, Dolby Cinema 등 특수상영 전체 매출액은 4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3%(165억 원) 증가했고, 특수상영 전체 관객 수는 285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0%(94만 명) 증가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와 <아바타 3> 등 특수상영 매출 비중이 높은 외국영화의 흥행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이런 상황에서, 극장가 총 관객 수는 극장가가 극호황을 누린 코로나19 팬데믹 직전 3년간(2017~2019년) 상반기 평균치(1억 99만 명)의 56.5%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을 견인한 한국영화 자체로만은 올 상반기 팬데믹 전 3년간 평균 관객 수(4천782만 명)의 78.1%까지 도달했다. 매출액은 팬데믹 전 동기간 평균(3천929억 원) 대비 94.2% 수준을 회복하며, 팬데믹 이후 최고 상반기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연간 관객 1억 명 선 붕괴를 가까스로 방어하며 힘겨운 연말을 보냈던 극장가가 단비 같은 반전을 맞았다.





연도별 상반기 매출액·관객 수 추이

(단위: 억 원, 만 명, %)
연도 2017 2018 2019 2020 2021 2022 2023 2024 2025 2026
매출액 7,837 8,025 9,307 2,738 1,863 4,529 6,078 6,103 4,079 5,790
한국영화 매출액 3,324 3,661 4,801 1,706 345 2,256 2,122 3,583 2,038 3,702
점유율 42.4 45.6 51.6 62.3 18.5 49.8 34.9 58.7 50.0 63.9
외국영화 매출액 4,513 4,364 4,506 1,032 1,518 2,273 3,956 2,520 2,042 2,088
점유율 57.6 54.4 48.4 37.7 81.5 50.2 65.1 41.3 50.0 36.1
관객 수 9,729 9,636 10,932 3,241 2,002 4,495 5,839 6,293 4,250 5,705
한국영화 관객 수 4,162 4,496 5,688 1,999 382 2,246 2,105 3,731 2,136 3,737
점유율 42.8 46.7 52.0 61.7 19.1 50.0 36.0 59.3 50.3 65.5
외국영화 관객 수 5,567 5,139 5,244 1,242 1,620 2,249 3,735 2,562 2,113 1,968
점유율 57.2 53.3 48.0 38.3 80.9 50.0 64.0 40.7 49.7 34.5
자료=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테마통계 기준

상반기 매출, 팬데믹 직전 수준 회복

올 1월까지만 해도 한국영화는 3개월째 1천 개관 이상 개봉한 작품이 없을 정도로 흥행 규모가 아쉬웠다. 구교환, 문가영 주연 중예산 로맨스 <만약에 우리>가 1월에만 213만 관객(매출액 209억 원)을 동원하며 이달 한국영화 관객 수(429만 명)의 절반을 책임졌다. 반전은 2월부터 일어났다. 스릴러, 코미디를 주로 연출해온 장항준 감독의 첫 사극 <왕과 사는 남자>(2월 4일 개봉)가 2년 만에, 누구도 예상 못한 천만 흥행을 터뜨렸다. 유해진, 박지훈 주연의 이 영화는 누적 관객 수 1천691만 명을 동원하며(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6월 30일 집계 기준), <명량>(2014)의 1천761만 명에 이어 역대 한국영화 흥행 2위에 올랐다. 매출액으론 <명량>(1천357억 원)을 넘어, 한국영화 신기록(1천631억 원)을 달성했다. 외화 포함 역대 34번째 천만 영화이자, 한국영화로는 25번째다.

이어 류승완 감독의 첩보 액션 <휴민트>가 개봉(2월 11일)하면서, 올 2, 3월 한국영화 매출액과 관객 수는 흥행작이 없었던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3월 한국영화 매출액·관객 수는 2004년 이후 3월 가운데 최고치를 찍었다. 이어 동명의 저수지 괴담을 소재로 Z세대 사이에 인기 끈 중예산 공포 <살목지>(4월 8일 개봉), 경쟁 초청작 <호프>와 나란히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를 달군 연상호 감독의 좀비 액션 <군체>(5월 21일 개봉) 등이 손익분기점(BEP)을 넘어 장기 흥행을 이어갔다. 손재곤 감독의 코미디 <와일드 씽>은 개봉(6월 3일) 전부터 오정세 배우가 연기한 극 중 발라드 가수 최성곤의 고색창연한 뮤직비디오 등이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상반기 한국영화를 이끈 로맨스 영화 <만약에 우리>(위)와
공포물 <살목지>(제공=쇼박스)

이처럼 1월에는 <만약에 우리>가, 2~3월은 <왕과 사는 남자>, 4월은 <살목지>, 5~6월은 <군체>, <와일드 씽>이 관객을 끌었다. 볼 영화가 없다는 볼멘소리가 컸던 지난해와 다르게, 다채로운 장르영화가 개봉 시기별로도 촘촘하게 극장가를 두드렸다.

그러나 올 들어 한국영화의 상대적 호황을 ‘팬데믹 이전의 극장가를 회복한 것’으로 보는 시선은 많지 않다. 매출액만은 2017년·2018년 한국영화 동기간 매출(3천324억 원·3천661억 원)보다 높았을 만큼 선전했지만, 관객 수는 여전히 상반기 한국영화로만 4천만~5천만 명이 들던 팬데믹 이전 수준을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티켓값 상승으로 인한 착시 현상도 있다. 2022년 처음 1만 원대에 진입한 평균 관람요금이 올 상반기 1만 150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026년 상반기 전체 흥행작 상위 10위

(단위: 개, %, 억 원, 만 명)
순위 영화명 배급사 개봉일 국적 스크린 수 최대
상영점유율
개봉 1주 평균
상영점유율
매출액 관객 수
1 왕과 사는 남자 쇼박스 2026-02-04 한국 1,724 62.1 45.3 1,631 1,691
2 군체 쇼박스 2026-05-21 한국 2,110 56.4 53.9 605 574
3 살목지 쇼박스 2026-04-08 한국 1,463 37.3 33.0 333 324
4 프로젝트 헤일메리 소니 픽쳐스 2026-03-18 미국 1,337 29.8 28.1 330 291
5 아바타: 불과 재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25-12-17 미국 2,582 33.0 54.3 265 218
6 만약에 우리 쇼박스 2025-12-31 한국 961 26.1 16.9 244 247
7 휴민트 NEW 2026-02-11 한국 1,520 39.4 33.1 200 198
8 마이클 유니버설 픽쳐스 2026-05-13 미국 1,734 42.8 40.8 178 162
9 토이 스토리 5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26-06-17 미국 1,847 47.8 42.0 175 170
10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26-04-29 미국 1,578 38.9 30.6 162 160

개봉작 감소, 극장 관람의 가치 선별

영진위는 상반기 결산에서 <왕과 사는 남자>가 천만 흥행을 달성한 배경을 “전 연령대의 고른 지지”와 함께 “개봉작 감소”를 들었다. “경쟁작이 부족해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기간도 59일에 달하며 장기 흥행에 성공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국영화의 수익성 악화로 상업영화 제작 편수가 감소하면서, 특정 개봉 영화 한 편의 흥행 성과가 그 시기 시장 규모를 좌우하는 양상이 지속됐다.

업계의 관심사는 이제 누가 그 ‘특정 개봉 영화’의 주인공이 되느냐다. CJ ENM 영화사업부 고경범 글로벌 프로젝트장의 말처럼 “원점으로 돌아가 성공 모델이랄 게 없는” 시장에 오히려 진검승부의 기회가 열렸다. 투자배급사 CJ ENM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단순히 큰 영화가 아니라 확실한 재미와 극장 관람 가치가 있는 영화를 선별 소비하는 경향이 더욱 짙어졌다”고 돌아봤다. 잇따라 천만을 달성한 <범죄도시> 시리즈(2017~)를 중심으로 “검증된 재미에 지갑을 연다”고 풀이돼 온 관객 성향도 트랙 레코드(과거에 쌓은 실적)보단 신작의 화제성에 더 크게 영향받는 양상을 보였다.

그 예로, 올 상반기 한국영화는 승자 독식 구도의 박스오피스 양극화 현상이 여전했지만, 대형 기대작이 반드시 승자는 아니었다. 류승완 감독의 첩보 대작 <휴민트>는 누적 관객 수가 198만 명으로, 초반 극장가 매출 규모는 키웠으나 순제작비 235억 원 대비 최종 흥행 성적은 200억 원 정도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에 비해 몸집을 줄이고 타깃층을 집중 공략한 작품들이 오히려 성공했다. <만약에 우리>는 로맨스 영화 주 타깃층인 20~30대 관객의 표심을 명중시키면서 순제작비 30억 원의 8배가 넘는 흥행 수입(244억 원)을 올렸다. 박스오피스 3위로 출발했지만, “공감 가는 현실 연애담”이란 호평이 이어지며 <아바타 3>를 제치고 1위로 역주행했다. <살목지> 역시 체험형 공포가 적중하면서 순제작비 30억 원의 11배에 달하는 매출(333억 원)을 올렸다.



2019년, 2024~2026년 상반기 개봉편수 비교

(단위: 편)
구분 2026년 2025년 2024년 2019년
한국 89 111 89 84
외국 159 153 169 215
합계 248 264 258 299

* 개봉편수는 상영회차 40회차 이상의 실질개봉작 편수이며, 독립·예술영화의 경우 상영회차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실질개봉작에 포함함

상반기 1위 배급사 쇼박스, 배급작 모두 흥행

<왕과 사는 남자> <군체> <살목지> <만약에 우리>까지 상반기 한국영화 흥행 1~4위 작품을 모두 배급한 쇼박스 측은 작품마다 흥행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개봉 시기에 집중한 전략이 유효했다고 돌아봤다. 쇼박스는 상반기 전체 매출액의 절반(점유율 48.6%)에 육박한 매출액(2천814억 원)을 기록하며 배급사 1위에 올랐다. 쇼박스의 올 상반기 한국영화 배급사별 매출액 점유율은 76%에 달했다.

쇼박스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의 경우, 가족들이 선택하기 부담 없는 소재란 생각에 가족 관객이 많은 명절 시즌을 택했다. <살목지>는 비슷한 저예산 공포 <곤지암>(2018), 10대 타깃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2023) 등의 성공 사례를 따랐다. 주 타깃인 10대들 사이의 입소문은 신학기가 시작된 직후가 소위 성수기다. 최신 개봉작이 새로 사귄 친구들과의 대화 소재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3~4월 개봉을 고집했다. 텐트폴 영화 <군체>는 5~6월 연휴와 지방선거를 고려해 개봉 날짜를 골랐다. 쇼박스 관계자는 “5월이 과거 수년간 <범죄도시>, <어벤져스> 시리즈(2012~)가 개봉해 흥행을 독점한 시기라는 것도 개봉 시기 선정에 크게 작용했다”고 전했다. 올해는 <군체>가 선점해 누적 관객 수 574만 명을 기록했다. <만약에 우리> <군체>는 모두 대세로 떠오른 배우 구교환의 팬덤 효과도 톡톡히 봤다.



2026년 상반기 전체 영화 배급사별 매출액·관객 점유율 (상영작 기준)

(단위: 편, 억 원, %, 만 명)
순위 배급사 상영 편수 매출액 매출액
점유율
관객 수 관객
점유율
1 쇼박스 4 2,814 48.6 2,837 49.7
2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9 801 13.8 746 13.1
3 유니버설 픽쳐스 9 374 6.5 362 6.3
4 소니 픽쳐스 9 353 6.1 315 5.5
5 NEW 11.5 249 4.3 247 4.3
6 바이포엠스튜디오 10.5 198 3.4 198 3.5
7 롯데엔터테인먼트 13 168 2.9 176 3.1
8 CJ CGV 5.5 157 2.7 167 2.9
9 리바이브콘텐츠 0.5 62 1.1 58 1.0
10 CJ ENM 8 57 1.0 61 1.1
- 기타 1,176 556 9.6 538 9.4
합계 1,256 5,790 100.0 5,705 100.0

* 순위는 매출액(매출액 점유율)로 집계

* 두 배급사가 공동으로 배급한 작품은 각 편수, 관객 수, 매출액 모두 각 배급사에 절반씩 나누어 집계

* 매출액은 천만 단위, 관객 수는 천 단위에서 각각 반올림 한 수치임

온라인상 입소문도 중요해졌다. 자칫 개봉 직후부터 ‘망작’ 후기가 나오면 첫 주말 흥행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장르적 기대치를 충족하는 완성도가 입소문을 좌지우지한다. 전년도 12월 개봉작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를 비롯해 올 상반기 <넘버원>(2월 11일 개봉), <짱구>(4월 22일 개봉), <눈동자>(6월 24일 개봉) 등을 배급한 바이포엠스튜디오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상 입소문을 견인하는 10, 20대 관객에 대해 “이 세대에선 화제성이 하나의 놀이 문화가 됐다. 요즘 영화 마케팅은 새로운 소재를 계속 제공하지 않으면 어렵다”면서 “극장도 ‘한국영화 재밌는데? 또 볼까?’ 하고 만족감을 채워줄 만한 신작을 계속 공급해야 한다. 상반기는 <왕과 사는 남자> 뒤에 <살목지> <군체> 등이 이어진 게 박스오피스를 키웠다”고 풀이했다.

이미 7월 말로 접어든 하반기 극장가에선 역대 한국영화 최고 규모로 알려진 나홍진 감독의 SF 액션 <호프>가 개봉(7월 15일) 11일 만에 300만 고지를 넘어섰다. 투자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측은 이 영화의 순제작비를 500억 원 이하라고 밝혔다. 블록버스터 장르물로는 이례적으로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호프>는 개봉 전부터 호불호가 큰 반응이 호기심을 키웠다. 688만 관객을 동원한 나홍진 감독의 전작 <곡성>(2016)에 이어 해석 열풍도 거세다. 다만,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디세이>,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신작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등 막강한 경쟁작이 잇따라 <호프>의 손익분기점 700만 도달 여부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 개봉 후 관객들의 다양한 해석 등으로 화제가 된 <호프>
(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9월 추석 시장, 여름보다 치열한

하반기 한국영화는 상반기보다 덩치는 줄었지만, 장르는 더 다양해졌다. 변화한 관객의 입맛을 다채롭게 공략하려는 시도다. ‘창고 영화’를 대부분 털어내고, 새로 제작한 신작이 주를 이루는 것도 특징이다. 여름 시장에선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하츄핑을 내세운 극장판 2편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8월 5일 개봉)이 시장 개척에 나선다. 124만 관객을 동원한 1편 <사랑의 하츄핑>보다 타깃 연령층을 20대까지 넓히고, 모녀의 사랑을 부각했다. 이어 12일 개봉하는 엄정화 주연 코믹 액션 <오케이 마담2>는 CJ CGV가 최근 설립한 영화 투자배급사 CGV 픽처스가 첫 배급을 맡았다. 8월 말엔 독립영화 <갈매기>(2021)로 호평받은 김미조 감독과 이정은, 공효진, 박소담, 이연 배우가 호흡 맞춘 스릴러 <경주기행>도 기다린다.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을 위한 네 모녀의 가족 복수극으로, 순제작비 35억 원 규모다.

9월 추석은 여름 시장보다 더 치열한 한국영화 각축전이 전망된다. 대부분 명절 대목 가족 관객을 겨냥한 작품들이다. <왕과 사는 남자>의 주역 유해진은 실화 기반 정치 스릴러 <암살자(들)>(감독 허진호)로 추석에도 활약한다. 박해일, 이민호도 주연에 가세했다.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한다. 허영만 원작 <타짜> 시리즈의 4편이자 마지막 작품 <타짜: 벨제붑의 노래>(감독 최국희)도 추석을 겨냥한다. 주연 변요한, 노재원과 함께 포커 패를 쥐고 글로벌 도박판으로 나간다. <만약에 우리>의 김도영 감독의 할리우드 동명 영화 리메이크판 <인턴>도 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에 따르면, 추석 연휴 직전 개봉할 예정이다. 최민식, 한소희 배우가 원작의 로버트 드 니로, 앤 해서웨이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어쩔수가없다>에 이어 한국영화로는 2년 연속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호명된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도 올해 11월 6일 넷플릭스 공개에 앞서 9월 23일 추석 연휴에 극장에서 개봉한다. 내년도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진출 자격을 얻기 위한 포석이다. <호프>의 주역 조인성이 조여정, 전도연, 설경구와 다큐멘터리 제작으로 얽힌 두 부부의 여정에 동참했다.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
(제공=넷플릭스)

파경을 맞은 톱스타 부부(류승룡, 하지원)가 갑자기 나타난 남편의 딸(김시아)을 구하려 진실을 파헤치는 영화 <비광>도 추석을 앞두고 9월 2일 개봉한다. <미쓰백>의 이지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가족 영화다.

9월 개봉 예정작으론 죽은 지 72시간 만에 부활할 수 있는 취준생(구교환)이 의문의 추격을 당하는 <부활남: 더 레드>(감독 백종열)가 있다. 구병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안재훈 감독의 애니메이션 <아가미>도 9월 개봉 예정이다. 아가미가 생겨난 소년의 이야기로, 2024년 안시국제애니메이션 장편 콩트르샹 경쟁 부문 초청작이다. 정해인,강하늘,이청아 등이 목소리를 맡았다.

9월과 추석 시즌 각축전을 벌일 <비광> <부활남: 더 레드>
<암살자(들)> <타짜: 벨제붑의 노래>
(제공=플레이그램·콘텐츠지오, 롯데엔터테인먼트, 하이브미디어코프, CJ ENM)

변수 많지만 연말까지 화제작 이어진다

배급사별로는 CJ ENM의 하반기 라인업이 도드라진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에 이어 연상호 감독이 실종된 아들과 엄마 이야기에 인공지능(AI) 담론을 접목한 순제작비 5억 원 규모의 <실낙원>, 1천40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 <국제시장>(2014)의 12년 만의 속편으로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현대사를 그린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 2>를 연말까지 선보인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경주기행> <부활남: 더 레드>에 이어 30년간 말 한마디 섞지 않고 소를 키우며 살아온 형제의 이야기 <정가네 목장>(감독 김지현)을 연내 개봉한다.

쇼박스의 유일한 하반기 개봉작은 <폭설>(감독 홍의정, 박선우)이 유일하다. 외딴 시골 간이역 근처에서 죄수들이 호송 차량에서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간이역 역장(김윤석)은 후임 역장이라며 찾아온 청년(구교환)을 의심하게 되는 이야기로, 연말 개봉을 내다본다.

쇼박스가 올해 “경쟁작 개봉 변수가 많은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집중해 최대한 변수를 줄이는” 전략을 세웠다면, <휴민트> 등을 개봉해 상반기 한국영화 배급사별 흥행 2위에 오른 NEW도 올 하반기 1편 정도 개봉할 계획을 갖고 전열을 고르는 중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올해 NEW는 상반기 프로덕션을 완료한 <고딩형사>와 <여섯 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가제) 중 한 편이 추석 이후 개봉할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얼굴>에 이어 연상호 감독이 다시 한번 초저예산으로
만든 <실낙원>
(제공=CJ ENM)

올 하반기는 추석부터 한국영화가 꽉 차 있어 배급사들의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신작을 추가하기보다는, 기존 개봉작의 리스크와 수익을 나눠 갖는 공동 배급 방식도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신세계 콘텐트 기업 마인드마크와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고, 향후 5년간 양사 제작·투자 작품에 공동 투자·배급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고 발표한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새로 배급팀을 꾸려 제작한 <암살자(들)>을 올 하반기 직접 배급한다. 마인드마크는 박훈정 감독의 <슬픈 열대>를 하반기 개봉한다. 열대우림의 절대자 ‘사부’(김명민)가 키워낸 동명 킬러 조직 소속 아이들이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다.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로 하반기를 연 바이포엠스튜디오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과정을 다룬 이선빈, 유재명 주연 코미디 <수능, 출제의 비밀> 연내 개봉을 고려 중이다. 수지, 이진욱 주연의 임선애 감독 로맨스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 모임>도 오는 연말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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