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글로벌 매출액 기준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 <너자 2>
(제공=콘텐츠존, 씨씨에스충북방송, 다자인소프트)

KOFIC STORY

아시아의 약진과 자국영화의 부상

2025년 세계 영화산업 결산

2026-08-24

글 _ 이다운
(영화진흥위원회 정책개발팀 연구원)

  • 고가격·저빈도 관람 구조 고착화, 새로운 전환기 맞은 세계 영화시장

  • 북미에서 아시아로 성장축 이동… 시장 성과 좌우한 자국영화 흥행력

  • 스크린 인프라 재편과 특별관 확대, 관람 경험 차별화가 극장 생존 열쇠

2025년 세계 영화산업은 팬데믹 이후 매출액 회복률 80%, 관객 수 회복률 70% 수준에서 고착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른바 ‘뉴노멀’이라고 할 수 있다. 2025년 세계 극장 매출액은 295억 5천700만 유로(약 47조 5천79억 원)로 전년 대비 5.4% 늘었고, 관객 수는 49억 7천700만 명으로 2.8% 증가하였다.1) 전년 대비 수치만 보면 영화산업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선 듯하지만, 실상은 부진했던 2024년보다 소폭 반등해 2023년과 비슷한 수준을 회복한 데 그쳤다. 회복의 한계는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더욱 뚜렷하다. 2025년 극장 매출액과 관객 수는 2017~2019년 평균의 각각 81.8%, 71.5% 수준이다. 다시 말해, 더 적은 관객이 더 높은 관람료를 지불하며 영화시장을 떠받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1) 원화는 ‘Focus 2026’의 환율 표기에 따라 1유로를 1607.33원으로 계산했다.



전 세계 극장 매출액 및 관객 수 추이

(단위: 백만 유로, 백만 명)
40,000 35,000 30,000 25,000 20,000 15,000 10,000 5,000 0
36,126
6,960
2017~2019 평균
10,091
1,855
2020
17,956
3,242
2021
24,201
4,177
2022
30,493
5,293
2023
28,043
4,843
2024
29,557
4,977
2025
8,000 7,000 6,000 5,000 4,000 3,000 2,000 1,000 0
매출액
관객 수
구분 2017~2019
평균
2020 2021 2022 2023 2024 2025
매출액 36,126 10,091 17,956 24,201 30,493 28,043 29,557
팬데믹 이전 대비 회복률 - 27.9% 49.7% 67.0% 84.4% 77.6% 81.8%
관객 수 6,960 1,855 3,242 4,177 5,293 4,843 4,977
팬데믹 이전 대비 회복률 - 26.7% 46.6% 60.0% 76.0% 69.6% 71.5%

그러나 반등 과정에서 영화산업의 새로운 활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영화시장의 성장세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빈자리를 채운 각국의 자국영화 흥행세다.

이 글에서는 유럽시청각관측소(European Audiovisual Observatory, EAO)가 발간하는 ‘Focus 2026 - World Film Market Trends’를 바탕으로 세계 주요 영화시장의 극장 매출액을 주요 지표로 삼아 2025년 세계 영화산업을 돌아보고, 관객 수, 스크린 수, 1인당 평균 관람 횟수, 영화 관람료, 자국영화 점유율, 그리고 글로벌 흥행 순위를 순서대로 살펴보며 팬데믹 이후 어떠한 구조적 변화가 있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북미·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하는 성장축

권역별 극장 매출액 추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2025년 세계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음을 보여준다. 2025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극장 매출액은 119억 3천690만 유로(약 19조 1천865억 원)로 전년 대비 12.3% 증가했고, 세계 매출의 40.4%를 차지했다.



권역별 극장 매출액 추이

(단위: 백만 유로)
40,000.0 35,000.0 30,000.0 25,000.0 20,000.0 15,000.0 10,000.0 5,000.0 0.0 2019 2020 2021 2022 2023 2024 2025
유럽
북미
중남미
아프리카·중동
아시아·태평양
기타
구분 2019 2020 2021 2022 2023 2024 2025 2025
권역별 비중
전년 대비
증감률
유럽 7,749.0 2,315.0 3,190.0 5,471.0 6,723.0 6,669.0 6,507.0 22.0% -2.4%
북미 10,028.0 1,768.0 3,756.0 7,023.0 8,290.0 7,964.0 7,850.0 26.6% -1.4%
중남미 2,263.7 380.5 651.3 1,386.0 1,743.1 1,649.6 1,540.6 5.2% -6.6%
아프리카·중동 854.5 459.3 536.7 800.8 974.7 1,025.2 1,252.5 4.2% 22.2%
아시아·태평양 15,759.5 5,006.4 9,162.5 9,457.4 12,641.7 10,630.4 11,936.9 40.4% 12.3%
기타 726.3 161.8 659.5 62.8 120.5 104.8 470.0 1.6% 344.2%
합계 37,381.0 10,091.0 17,956.0 24,201.0 30,493.0 28,043.0 29,557.0 - 5.4%
출처='Focus 2026 - World Film Market Trends'

이를 견인한 국가는 중국과 일본이었다. 중국의 극장 매출액은 63억 8천만 유로(약 10조 2천548억 원)로 전년 대비 16.9% 증가했다. 자국 애니메이션 영화 <너자 2>가 중국 전체 극장 매출액의 약 30%를 차지하며 거대한 내수시장을 움직였고, 중국 정부가 2025년을 ‘중국 영화 소비의 해’로 지정하며 금융기관, 예매 플랫폼 등과 함께 약 10억 위안(약 1천980억 원)의 영화 관람 할인 보조금을 조성해 소비 진작에 나선 것도 극장 회복을 뒷받침했다.2)

일본의 극장 매출액은 16억 7천500만 유로(약 2조 6천923억 원)로 전년 대비 32.6% 성장해 세계 극장 매출액 상위 10개 시장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등 강력한 IP 기반 애니메이션 영화와 실사영화 <국보>가 함께 흥행한 결과였다.



2) 이지행, ‘중국의 극장 활성화 및 요금 차별화 정책’, KOFIC 통신원리포트 2025-48, 영화진흥위원회, 2025. 10. 31., 3쪽.



주요 영화시장의 2024년 평균 대비 2025년 매출액 비교

(단위: 백만 유로)
8,000 7,000 6,000 5,000 4,000 3,000 2,000 1,000 0
7,964
7,850
미국·캐나다
5,456
6,380
중국
1,263
1,675
일본
1,307
1,360
인도
1,158
1,162
영국
1,348
1,158
프랑스
868
924
독일
810
651
한국
747
630
멕시코
580
553
호주
540
540
이탈리아
464
364
브라질
356
359
인도네시아
339
308
네덜란드
232
248
폴란드
178
228
대만
208
217
사우디아라비아
180
191
베트남
2024년
2025년
출처=‘Focus 2026 - World Film Market Trends’

반면 북미를 비롯해 유럽, 중남미의 극장 매출액은 모두 감소했다. 북미 지역(미국·캐나다)의 2025년 극장 매출액은 78억 5천만 유로(약 12조 6천175억 원)로 여전히 세계 최대 단일 시장의 지위를 지켰으나, 전년 대비 1.4% 감소하였다. 2024년 박스오피스 상위 2편인 <인사이드 아웃 2>와 <데드풀과 울버린>이 5천만 명대의 관객 수를 동원한 것과 상반되게 2025년에는 박스오피스 1, 2위를 차지한 <릴로 & 스티치>와 <A MINECRAFT MOVIE 마인크래프트 무비>가 3천만 명대 관객 수에 머무르며 흥행세가 약화하였다. 이는 중남미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영화 의존도가 높은 중남미 지역에서는 할리우드영화의 흥행세가 약화하면서 극장 매출액 15억 4천60만 유로(약 2조 4천761억 원)로 전년 대비 6.6% 감소하였다.

유럽에서는 미국영화와 프랑스 자국영화의 흥행이 부진한 탓에 극장 매출액 65억 700만 유로(약 10조 4천589억 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특히, 프랑스 극장 매출액은 11억 5천800만 유로(약 1조 8천613억 원)로 전년 대비 14.1% 감소하며 유럽 주요 시장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24년에는 <Un en p'tit plus truc>가 프랑스영화로서는 10년 만에 ‘천만 영화’의 지위를 가져갔을 뿐만 아니라 <몬테크리스토 백작> 또한 93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을 주도했던 반면에, 2025년에는 자국영화 <God Save the Tuche>만이 프랑스 박스오피스 5위에 머물며 자국영화로서는 유일하게 상위 10위권에 들었기 때문이다.

유럽 5대 영화시장 가운데 극장 매출액이 전년 대비 뚜렷하게 성장한 곳은 독일뿐이다. 독일의 2025년 극장 매출액은 9억 2천400만 유로(약 1조 4천852억 원)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관객 수가 2% 늘어난 데다 평균 관람료가 4% 상승한 결과다. 자국영화의 흥행도 이를 뒷받침했다. <마니투의 카누>가 50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2025년 독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관객 100만 명을 넘긴 자국영화도 세 편 더 나왔다. 이에 따라 독일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2024년 20.6%에서 2025년 27.4%로 높아졌다.

마지막으로, 아프리카·중동은 세계 극장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에 불과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신흥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22.2% 증가하였다.

팬데믹 이전 관객 수를 넘어선 세 시장

2025년 전 세계 관객 수는 팬데믹 이전 평균의 71.5%에 그쳤다. 그럼에도 2017~2019년 평균보다 더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인 시장이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일본이다. 다만 회복의 배경은 서로 달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영화관 재개 이후의 인프라 확장이, 베트남과 일본은 자국영화의 흥행이 성장을 이끌었다.



주요 영화시장의 2017~2019년 평균 대비 2025년 관객 수 증감률

100.0% 80.0% 60.0% 40.0% 20.0% 0.0% -20.0% -40.0% -60.0%
189.2%
사우디아라비아
48.0%
베트남
5.0%
일본
-3.1%
인도네시아
-16.3%
폴란드
-16.4%
인도
-20.4%
독일
-20.8%
대만
-22.4%
네덜란드
-25.0%
프랑스
-26.7%
이탈리아
-26.7%
중국
-28.5%
세계
-29.1%
영국
-35.1%
브라질
-37.3%
호주
-37.8%
미국, 캐나다
-43.8%
멕시코
-52.0%
한국

출처=Film Theaters: What are the global trends? - Country Profiles, ‘Focus 2026 - World Film Market Trends’

주=사우디아라비아는 상업영화관 운영이 재개된 2019년을 기준으로 산정함

사우디아라비아의 2025년 관객 수는 1천880만 명으로 전년 대비 7.3%, 2019년 대비 189.2% 증가했다. 상업영화관 운영이 약 35년 만에 재개된 2018년 이후 스크린 수가 빠르게 늘고 관람료가 낮아진 점이 함께 작용했다. 아직 자국영화 제작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 관객 수는 미국영화와 이집트영화의 흥행에 크게 좌우되지만, 자국영화 세 편 <Alzarfa: Escape from Hanhounia Hell> <Shabab El Bomb 2> <Hobal>이 박스오피스 상위 5위권을 차지하며 현지 콘텐츠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베트남의 관객 수는 전년 대비 29% 증가한 7천만 명을 기록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화시장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젊은 인구와 경제성장이 수요를 뒷받침하는 가운데 <붉은 비(Mưa đỏ)>가 관객 수 787만 명을 동원하는 등 현지 영화가 청년층뿐 아니라 중장년층 관객까지 극장으로 끌어들인 것이 주요 동력이었다.

일본의 관객 수는 1억 8천9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31.3% 증가했고, 팬데믹 이전 평균인 1억 8천만 명보다도 5% 많았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국보>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 등 세 편의 자국영화가 각각 1천만 명 이상을 동원하면서 2024년 미국영화 공급 감소로 주춤했던 시장이 2025년 강력한 자국영화 라인업으로 반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크린의 지역별 재편과 프리미엄 대형 포맷(PLF)의 성장

2025년 전 세계 스크린 수는 22만 507개로 전년보다 0.7%, 2019년보다 10% 늘었다. 증가세는 특히 아시아와 중동의 인프라 확장에서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8년 상업영화관 운영이 약 35년 만에 재개된 뒤 스크린 수가 2019년 129개에서 2025년 603개로 367.4% 증가했다.



주요 영화시장의 2019년 대비 2025년 스크린 수 증감률

100.0% 80.0% 60.0% 40.0% 20.0% 0.0% -20.0%
367.4%
사우디아라비아
33.5%
중국
27.1%
폴란드
13.2%
베트남
12.4%
네덜란드
11.6%
인도네시아
10.0%
세계
5.3%
인도
4.7%
프랑스
3.2%
일본
2.4%
한국
1.0%
브라질
1.0%
이탈리아
0.1%
호주, 뉴질랜드
-1.9%
영국
-3.0%
멕시코
-4.1%
독일
-4.1%
대만
-13.6%
미국, 캐나다

출처=Film Theaters: What are the global trends? - Country Profiles, ‘Focus 2026 - World Film Market Trends’

중국은 국가영화국의 ‘14차 5개년 중국 영화 발전 계획’의 일환으로 2025년까지 스크린을 10만 개 이상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고, 그 결과 2019~2025년 스크린 수는 연평균 4.9% 증가해 2025년 9만 3천187개에 이르렀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이지만, 인구 100만 명당 스크린 수는 66개로 프랑스 93개, 미국 98개에는 미치지 못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스크린 밀도를 보였다.

반면 정부의 개입보다는 시장의 선택에 맡긴 북미의 상황은 달랐다. 미국․캐나다의 스크린 수는 2019년 4만 3천679개에서 2025년 3만 7천731개로 13.6% 줄었다. 폐업한 극장은 대부분 소규모 극장이었지만, 팬데믹 기간 상위 5개 체인(AMC, Regal, Cinemark 등)에 속한 극장도 1천 곳 이상 문을 닫았다.

관객의 영화관 이용 행태는 한층 선택적으로 바뀌었다. 2025년 1인당 평균 관람 횟수는 베트남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주요 영화시장 대부분에서 감소하였다. 이를테면 프랑스의 1인당 평균 관람 횟수는 2022년부터 4개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2019년 3.2회에서 2025년 2.3회로 감소하였다. 영화관이 습관적으로 찾는 일상적 여가 공간에서 특정 작품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공간으로 변모한 것이다.



주요 영화시장의 2019년 대비 2025년 1인당 평균 관람 횟수 비교

(단위: 회)
2019년
2025년
0.0
0.5
1.0
1.5
2.0
2.5
3.0
3.5
4.0
4.5
프랑스
3.2
2.3
한국
4.2
2.1
호주
3.3
2.0
미국
3.4
2.0
영국
2.6
1.8
네덜란드
2.2
1.6
일본
1.5
1.5
멕시코
2.7
1.4
폴란드
1.6
1.3
대만
1.5
1.2
이탈리아
1.7
1.2
독일
1.4
1.1
중국
1.2
0.9
베트남
0.5
0.7
인도
1.2
0.6
사우디
아라비아
0.2
0.5
브라질
0.8
0.5
인도네시아
0.4
0.4

출처=‘Focus 2026 - World Film Market Trends’

영화 관람료 인상은 이러한 태도를 강화하였다. 물가 상승에 더해 특별관 상영 확대 등 멀티플렉스의 가격 차별화 전략이 확대되면서 2019년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주요 시장에서 모두 평균 영화 관람료가 올랐다.



주요 영화시장의 2019년 대비 2025년 평균 영화 관람료 증감률 (자국통화 기준)

130.0% 110.0% 90.0% 70.0% 50.0% 30.0% 10.0% -10.0% -30.0% -50.0%
-34.8%
사우디아라비아
8.8%
프랑스
11.8%
세계
12.3%
일본
13.5%
중국
13.5%
영국
14.7%
베트남
16.1%
한국
17.2%
이탈리아
17.4%
독일
18.7%
폴란드
23.4%
호주
23.9%
네덜란드
25.5%
미국
28.5%
브라질
33.5%
인도네시아
34.4%
멕시코
129.7%
인도

출처=Film Theaters: What are the global trends? - Country Profiles, ‘Focus 2026 - World Film Market Trends’

눈에 띄는 것은 유일하게 영화 관람료가 2019년에 비해 34.8% 저렴해진 사우디아라비아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8년 영화관 사업이 재개된 이후 시장 경쟁 심화와 정부의 영화관 사업 허가 수수료 인하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하여 티켓 가격이 낮아진 예외적인 사례다.

반대로 인도의 영화 관람료는 2019년 70.1루피에 비해 2025년 161루피로 129.7% 증가하였고, 2024년 134루피와 비교해도 20% 상승하였다. 이는 평균 관람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힌디영화와 미국영화가 박스오피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쿨리(Coolie)> 등 남인도 대작을 중심으로 개봉 초기 고가 티켓 판매가 늘면서 평균 관람료가 상승한 탓이다.3)

세계적으로 관객 감소에 직면한 극장업계는 일반관을 양적으로 확대하기보다 IMAX와 Dolby Cinema 등 프리미엄 대형 포맷(PLF)을 확충해 관람 경험과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북미와 중국에서 두드러진다. 미국의 최대 극장인 AMC는 PLF를 비롯한 프리미엄 상영 환경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실적이 부진한 극장은 전략적으로 폐쇄하겠다고 밝혔고, 중국은 전 세계 약 1천770개 IMAX 스크린 가운데 약 800개(약 45%)가 설치되어 있어 2025년 춘제 연휴 5일 동안 중국에서 IMAX 매출액이 4천300만 달러를 기록했다.4)



3) 한아름, ‘2025년도 인도 영화산업 결산’ 중 “<쿨리(Coolie)>는 첫 상영 관람료가 4500루피까지 치솟으며 블록버스터의 가격 전략이 평균 관람료 상승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KOFIC 통신원리포트 2026-41, 영화진흥위원회 2026. 6. 1., 8~9쪽.
4) John Hazelton, “Plenty of room in the market”: What’s next for the thriving premium format cinema sector?, Screendaily, 2025. 3. 27.

할리우드의 빈자리를 채운 자국영화

할리우드 대작의 공급과 성과가 불안정해질수록 자국영화의 흥행력이 전체 시장의 안정성을 좌우하고 있다. 할리우드가 회복세를 보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미국 주요 스튜디오 영화의 글로벌 매출액은 177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 증가하였지만, 2017~2019년의 연간 매출액 250억 달러 이상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5)



5) French National Centre of Cinema(CNC), ‘Cinema Exhibition: Key Global Trends’, CNC, 2026, 15쪽.



주요 영화시장의 2019, 2024, 2025년 자국영화 관객 점유율 비교

2025년
2024년
2019년
0.0%
20.0%
40.0%
60.0%
80.0%
100.0%
미국
91.0%
95.0%
92.5%
인도
90.0%
98.0%
87.0%
일본
76.0%
75.5%
54.4%
중국
74.0%
77.0%
64.1%
인도네시아
65.0%
65.0%
46.6%
베트남
61.4%
40.4%
28.5%
한국
41.0%
58.0%
51.0%
프랑스
38.0%
44.8%
34.8%
이탈리아
33.0%
25.7%
21.6%
폴란드
28.0%
24.4%
28.2%
독일
27.0%
20.6%
21.5%
네덜란드
13.9%
17.5%
11.7%
사우디
아라비아
사우디아라비아
13.0%
8.0%
브라질
9.9%
10.1%
11.8%
영국
7.0%
6.9%
13.0%
멕시코
4.9%
4.0%
10.0%
호주
3.0%
3.8%
3.3%

출처=Film Theaters: What are the global trends? - Country Profiles, 'Focus 2026 - World Film Market Trends'

주요 영화시장에서 전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자국영화의 관객 점유율이 상승한 곳은 베트남이다. 베트남의 자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2025년 61.4%로 2017~2019년 평균보다 32.9%포인트 높았고, 전년보다 21.0%포인트 올랐다. 2025년 베트남 박스오피스 상위 10편 중 8편이 자국영화로 채워졌을 뿐만 아니라, <붉은 비>(관객 수 787만 명), <Bộ Tứ Báo Thủ(The 4 Rascals)>(관객 수 369만 명)가 1, 2위를 차지하였다.6)

다음으로는 이탈리아의 자국영화 관객 점유율이 2025년 33%로 전년 대비 7.3%포인트 증가하여 베트남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상승 폭을 보였다. 2024년에는 이탈리아 박스오피스 10위에 오른 자국영화가 <Il ragazzo dai pantaloni rosa>(관객 수 143만 명) 단 한 편뿐이었던 반면, 2025년에는 <Buen Camino>(관객 수 449만 명), <Follemente>(관객 수 247만 명) 등 대중성이 강한 자국 코미디영화가 이탈리아 박스오피스 3위권을 차지하며 총 4편의 자국영화가 상위 10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2025년 세계 박스오피스 순위 또한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영화 <너자 2>는 글로벌 매출액 17억 7천100만 유로(약 2조 8천466억 원)로 세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이어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7위), <당탐1900>(15위), <난징사진관>(17위)까지 아시아영화 총 네 편이 상위 20위에 진입하였다. 다만 <너자 2> 글로벌 매출액의 95%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해 이번 순위 변화가 비미국영화의 해외 확산이라기보다, 내수시장의 힘에서 비롯됐음을 시사한다.7)



6) 이지은, ‘2025년 베트남 영화산업 결산’, KOFIC 통신원리포트 2026-39, 영화진흥위원회, 2026. 5. 28., 6쪽.
7) French National Centre of Cinema(CNC), ‘Cinema Exhibition: Key Global Trends’, CNC, 2026, 16쪽.



2025년 전 세계 박스오피스 상위 20위 (매출액 기준)

(단위: 백만 유로)
순위 영화명 제작국가 스튜디오 글로벌 매출액
1 너자 2 중국 1771.0
2 주토피아 2 미국 디즈니 1299.9
3 릴로 & 스티치 미국 디즈니 918.6
4 A MINECRAFT MOVIE
마인크래프트 무비
미국, 뉴질랜드 워너브러더스 847.9
5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미국, 영국, 몰타, 인도, 대만, 일본 유니버설 769.2
6 아바타: 불과 재 미국, 캐나다 디즈니 760.9
7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일본, 미국 도호/소니 690.1
8 드래곤 길들이기 미국, 영국, 아이슬란드, 캐나다 유니버설 563.1
9 F1 더 무비 미국 워너브러더스 558.1
10 슈퍼맨 미국 워너브러더스 545.8
11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미국, 영국, 노르웨이 파라마운트 523.3
12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미국,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디즈니 460.6
13 위키드: 포 굿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유니버설 448.8
14 컨저링: 마지막 의식 미국, 캐나다 워너브러더스 437.8
15 당탐1900 중국 402.6
16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미국 디즈니 366.1
17 난징사진관 중국 341.0
18 썬더볼츠* 미국, 호주, 캐나다 디즈니 338.4
19 씨너스: 죄인들 미국, 호주, 캐나다 워너브러더스 325.6
20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블러드라인 미국 워너브러더스 279.5
출처='Focus 2026 - World Film Market Trends'

2025년 세계 영화시장은 세 가지 흐름으로 요약된다. 첫째, 매출은 늘었지만 관객 수 회복은 더뎌 고가격·저빈도 관람 구조가 굳어졌다. 둘째, 성장축이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로 이동했고, 자국영화의 흥행력이 시장 성과를 좌우했다. 셋째, 스크린 인프라는 아시아·중동에서 확장된 반면 북미에서는 축소됐고, 극장업계는 특별관 상영 확대를 통해 관람 경험과 객단가를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했다. 결국 회복의 핵심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귀환을 기다리는 데 있지 않다. 한국 영화산업 역시 안정적인 제작·공급 기반을 복원하고, 관객이 극장을 찾을 만한 작품과 차별화된 관람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세계영화산업 영화산업 영화시장 Focus 할리우드 자국영화 박스오피스 PLF 유럽영화 아시아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