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개국가량에 선판매되고 한국영화 해외 선판매 최고 총액을 기록한
<호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SPECIAL ①

해외 선판매, 보다 진화하려면?

달라진 한국영화의 수익 설계

2026-09-07

글 _ 라제기(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

  • <군체> → <호프>…구원투수를 넘어 수익 ‘중심축’ 된 해외 선판매

  • 유명 감독·특정 장르 수요 쏠림, 제한적 효과 대비 수익 다변화 필요

  • 예산 다이어트부터 해외 공동제작까지… 단순 수출을 넘어선 한 단계 진화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지난 5월 30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영화 <군체>가 개봉(5월 21일) 10일 만에 관객 300만 명을 넘어서며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는 내용이었다. <군체>의 순제작비는 170억 원가량이다. 마케팅비 등 개봉 비용 30억 원 정도를 포함하면 총제작비는 약 200억 원이다. 부가판권 수익까지 감안했을 때 관객 400만 명은 모아야 손해를 보지 않는 규모였다. 하지만 관객 기준 손익분기점은 100만 명가량 낮아졌다. 해외 선판매가 유난히 잘 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군체>는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 5월 12~23일)에서 세계 첫 상영을 하기 직전 이미 124개국에 팔렸다. 해외 선판매로 손익분기점이 100만 명가량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군체>의 선판매 총액은 50억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군체>뿐만 아니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호프>는 <군체>의 실적을 넘어 200개국가량에 선판매됐다. 200개국이라는 숫자는 영화를 팔 수 있는 국가의 최대치를 의미한다. <기생충>(2019)과 <어쩔수가없다>(2025)가 200개국가량에 선판매된 바 있다. 투자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호프>는 해외 선판매 총액에서 한국영화 최고 기록을 세웠고, 총액은 제작비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 <호프>의 순제작비는 5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군체>와 <호프>의 잇따른 희소식은 최근 한국영화계의 새로운 화두가 된 해외 선판매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운다. 한국영화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친 이후 어려움의 터널을 통과 중이다. 주 52시간제와 배우 출연료 상승, CG 비용의 증가 등으로 인해 평균 제작비는 폭등했고, 관람료 인상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인한 관람 습관의 변화로 극장시장의 수익이 정체됐다. 관객 급감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제작비 조달은 더욱 쉽지 않다. 이는 다시 제작 편수 감소로 이어진다. 제작비 대부분을 투자하던 대형 투자배급사들은 위험 분산을 위해 투자금을 줄이고 있다. 대신 해외 선판매, 공동제작, OTT 투자 등 다른 곳에서 제작비를 조달하려 한다. 대작 영화 제작의 여지는 줄어들고 흥행 실패에 따른 위험도가 더 커진 시기, 최근 부각되고 있는 해외 선판매는 한국영화의 좋은 돌파구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군체> 팀
(제공=쇼박스)

해외에서 더 각광받는 한국영화

<군체>의 해외 선판매는 여러 요소가 결합된 결과다. 우선, 연상호 감독의 해외 인지도가 높다. <부산행>(2016)이 156개국에 팔리면서 해외 경쟁력을 이미 입증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2021~2024) 시리즈와 <기생수: 더 그레이>(2024), 영화 <정이>(2023)와 <계시록>(2025) 등으로 세계 시청자들을 만난 이력도 있다. <군체>는 <부산행>처럼 좀비영화이기도 하다. 해외 관객이 한국영화 장르 가운데 가장 선호하는 분야다. 한류스타인 주연배우 전지현과 지창욱의 얼굴이 친숙한 나라들도 많다.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도 해외 바이어들의 눈길을 끈 요소다. 해외 선판매가 잘 될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었던 셈이다.

<호프>의 해외 선판매 호조 역시 나홍진 감독의 지명도와 관련 있다. 나홍진 감독은 장편 데뷔작 <추격자>(2008)부터 <호프>까지 연출작 4편이 모두 칸영화제의 초청을 받았다. 18년 동안 해외에서 인지도를 착실히 쌓았다. 특히 전작 <곡성>(2016)이 해외에서 호평받으며 나홍진 감독의 국제적인 몸값을 올렸다. 할리우드 스타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출연이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을 사기도 했다. 외계인을 소재로 한 SF 장르라는 점,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대장을 받았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마이클 패스벤더(맨 왼쪽)와 알리시아 비칸데르(왼쪽 두 번째)의
<호프> 출연은 해외 바이어들의 <호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군체>와 <호프>에 앞서 해외 선판매로 더 큰 재미를 본 영화가 있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2025)다. <어쩔수가없다>는 205개국에 팔렸다. 해외 선판매 금액으로 순제작비(약 170억 원)를 충당할 수 있었다. 한국 상업영화가 해외 선판매만으로 순제작비를 건진, 유례를 찾기 힘든 경우다. 박찬욱 감독과 배우 이병헌의 높은 해외 인지도가 작품의 완성도와 결합돼 낳은 성과다.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이 ‘상품 가치’를 더 높이기도 했다.

<군체>와 <호프>, <어쩔수가없다>의 공통점이 보인다. 해외에도 널리 알려진 감독이 연출하고 스타 배우가 출연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유명 감독과 유명 배우가 결합된 영화만 해외 선판매가 잘 되는 건 아니다. 권혁재 감독의 <검은 수녀들>(2025)은 총제작비가 약 140억 원으로, 당초 손익분기점이 280만 명 정도였다. 160개국에 선판매돼 극장 관객 기준 손익분기점을 160만 명가량으로 낮출 수 있었다. 국내 극장에서는 167만 명이 봤다. 감독의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한류스타 송혜교의 출연 효과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 선호도가 높은 오컬트 영화라는 점도 선판매를 촉진시켰다.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2025)는 해외 인지도가 높은 배우 마동석 출연과 오컬트 장르라는 요소가 합쳐지면서 107개국에 선판매됐다. 추정 총제작비가 약 13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극장 관객 기준 손익분기점은 260만 명 정도였으나 해외 선판매로 200만 명으로 낮아졌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의 국내 총관객 수는 77만 명에 그쳤으나 해외 선판매 덕분에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 <연의 편지>(2025) 역시 해외 선판매의 혜택을 입은 경우다. <연의 편지>의 국내 총관객 수는 22만 명에 그쳤다. 제작비 43억 원가량을 감안하면 손익분기점 90만 명가량에 못 미치는 수치였다. 하지만 166개국에 선판매돼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상태다. 애니메이션이라는 보편성에 완성도가 더해져 선판매 국가 수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국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최초로 유명 글로벌 애니메이션 플랫폼 크런치롤에 판매된 점이 고무적이다.

크런치롤의 극장 상영 프로그램 ‘크런치롤 애니메이션 나이트’ 일환으로 8월 17일
미국 및 캐나다 내 일부 극장에서 상영된
<연의 편지>(제공=크런치롤 홈페이지)

<기생충>과 <헤어질 결심>, 해외 선판매 인식 전환의 축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은 한국영화 해외 선판매의 기폭제가 된 영화다. 205개국에 팔리며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기생충>이 개봉한 2019년 한국영화 완성작 수출액은 3천787만 달러로 2018년(4천160만 달러)보다 줄었으나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2020년 한국영화 수출을 선도했다. <기생충> 후광효과의 첫 혜택은 연상호 감독의 <반도>(2020)가 받았다.

<반도>의 총제작비는 190억 원가량으로 국내 극장 관객 기준 손익분기점은 400만 명 가까이 됐다. <반도>는 185개국에 선판매되며 약 80억 원을 나라 밖에서 확보했다. 손익분기점은 220만 명 정도로 크게 낮아졌다. <반도> 최종 관객 수는 381만 명이었다. <부산행>의 감독이 다시 선보이는 좀비영화라는 점이 선판매의 주요 요인이었으나 <기생충>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기생충>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2022) 해외 선판매에 있어서도 든든한 ‘후견인’ 역할을 했다.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헤어질 결심>은 193개국에 판매됐다. <기생충>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었다. 판매국 수보다 주목할 점은 판매 단가다. <헤어질 결심>은 한국영화 수출 단가를 100만 달러 단위로 끌어올린 첫 영화라는 평가가 따른다. <기생충>을 상대적으로 염가에 확보했던 해외 바이어들이 잇달아 대박을 내면서 한국영화가 큰돈이 된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이후 코로나19 기간이 끝나갈 무렵 세계적 인지도의 박찬욱 감독 신작이 등장했으니 구매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몸값(단가)은 덩달아 치솟았다. <헤어질 결심>은 칸영화제 감독상이라는 프리미엄까지 더해져 판매액이 이전 한국영화들보다 더 커질 수 있었다.

<헤어질 결심>의 총제작비는 135억 원가량이다. 당초 280만 명이었던 국내 극장 관객 기준 손익분기점은 해외 선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120만 명 선까지 낮아졌다. <헤어질 결심>은 결국 극장에서 총관객 수 191만 명을 모으며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헤어질 결심>의 사례는 한국영화계가 부수적 수익 정도로만 간주했던 해외 선판매를 수익의 중심축 중 하나로 여기게 되는 주요 전환점이 됐다.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의 2022년 칸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으로 해외 선판매에서 큰 효과를 봤다
(제공=CJ ENM)

해외 선판매의 득과 실

잇따른 성과는 해외 선판매에 대한 시선을 바꿔놓고 있다. A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선판매 등) 해외 매출이 이제는 프로젝트 수익 설계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기존 비주류로 분류되던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영화 흥행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이 지역 매출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해외 선판매 성과 자체가 마케팅 자산으로 활용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해외 선판매는 투자 심의 과정에서도 주요 검토 사항 중 하나가 되고 있다. B투자배급사 관계자는 “<기생충> 이후 한국영화의 해외 쪽 가치가 계속 올라가면서 이제는 해외시장만 겨냥하고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최근 가지게 됐다”며 “투자 심의할 때 시나리오와 감독, 배우가 우선 검토 사항이지만 최근 해외 선판매가 어느 정도 될지가 고려 사항 중 하나로 추가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해외에서 선호하는 한국영화에는 쏠림 현상이 있다. 박찬욱, 봉준호 감독 등 세계적인 명망을 지닌 이들이 연출한 영화는 해외 바이어들이 앞다퉈 확보하려 한다. 연상호 감독과 나홍진 감독도 해외에서 좋아하는 감독들이기는 하나 어떤 소재 또는 무슨 장르의 영화를 만들었냐에 따라 바이어 반응이 엇갈리는 축에 속한다.

감독의 명성을 제외하면 장르 성격이 강한 한국영화에 대한 해외 수요가 강하다. ‘K-좀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좀비영화 선호도가 가장 강하며 오컬트류 공포영화가 인기가 높은 편이다. <호프>처럼 대작 외형을 지닌 SF 장르에 대한 수요도 강한 편에 속한다. 한국적 색채가 강한 영화가 해외에서 예상 밖으로 더 잘 소비되는 점이 눈길을 끌기도 한다.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글로벌 프로젝트 <옥자>(2016)에 대한 반응이 <기생충>보다 크지 않았던 점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한국에서 통할 수 있는 영화가 해외 선판매에서도 강점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25회 뉴욕 아시아 영화제에서 ‘다니엘 A. 크래프트 우수 액션시네마상’을 받은 나홍진 감독.
<호프>는 북미 개봉(9월 9일) 전부터 여러 해외 영화제에 초청 받으며 현지에서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해외 선판매가 한국영화 수익구조에서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고는 하나 “기획 단계부터 해외 선판매 자체를 메인 타깃으로 두고 판을 짜는 경우는 사실상 드문 편”이다. A투자배급사 관계자의 말이다. “해외 선판매 매출만으로 영화 한 편의 손익분기점을 맞추거나 전체 위험도를 온전히 상쇄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어쩔수가없다>는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라는 얘기다. A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낮은 공포영화와 스릴러는 예외적으로 해외 선판매가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외 선판매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존재하기도 한다. C투자배급사 관계자는 “박찬욱, 봉준호 감독 작품이거나 해외 공동제작 프로젝트가 아니면 해외 선판매를 우선 기준으로 놓고 영화가 기획 제작될 수 있을 만큼 (해외 선판매) 시장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A영화사 대표는 “해외 선판매가 중요해졌다고 해도 대부분의 영화에는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며 “특정 장르와 특정 감독에게만 적용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보다 진화한 방식으로 위험 줄이기

한국영화가 국내에서는 투자 상황이 쉽지 않은 반면 해외에서는 큰 환대를 받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기생충> 효과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K-콘텐츠가 더 약진하면서 K-무비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다. 내수시장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다행히 해외에 활로가 열린 셈이다. 그러나 한국 영화산업 내에서 제작비 절감은 여전히 필수적이다. 한국 상업영화의 제작비는 코로나19 이후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한국 상업영화(총제작비 30억 원 이상) 평균 총제작비는 98억 원으로, 2024년(117억 원)보다 19억 원 줄었다. 총제작비 150억 원이 넘는 영화는 불과 3편(<전지적 독자 시점> <하이파이브> <승부>)으로, 2024년(9편)에 비해 3분의 1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개봉했거나 제작 중인 대형 영화가 총제작비를 200억 원(순제작비 170억 원 + 개봉 비용 30억 원) 정도에 맞추려는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올 연말 또는 내년 초 개봉 예정인 <국제시장2>도 총제작비가 200억 원 남짓으로 잡혀 있다. 현재 눈여겨볼 신작으로 손꼽히는 장재현 감독의 <뱀피르>(8월 크랭크인)와 강형철 감독의 <너와 함께라면>, 엄태화 감독의 <살기 좋은 집> 역시 규모 큰 영화로 분류되지만 순제작비는 모두 100억 원대다. <노량: 죽음의 바다>(2023)와 <더 문>(2023), <하얼빈>(2024)의 총제작비가 300억 원 안팎이었던 2~3년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A영화사 대표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예산이 이제 1편당 200억 원 정도로 축소됐다”며 “주연배우와 주요 스태프의 개런티를 줄이는 대신 지분(러닝 개런티)을 늘리는 식으로 제작비를 최대한 줄이려는 게 요즘 추세”라고 전했다.

유아인이 캐스팅된 장재현 감독 신작 <뱀피르>의 리딩 현장
(제공=NEW)

결국, 안정적인 제작비 조달과 위험요소의 감소, 수익 다변화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시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관련해 한국 상업영화 해외 공동제작의 움직임으로서 주목할 만한 사례는 연상호 감독의 새 프로젝트 <닥터 아포칼립스>다. 일본과의 공동기획 작품으로, 일본 원작을 바탕으로 일본 배우 오구리 슌이 주연을 맡았다.

<닥터 아포칼립스>는 개봉을 앞둔 연상호 감독의 초저예산영화 <실낙원>, 프로덕션에 AI 기술을 도입해 크랭크업한 20억 원 미만 규모의 신작 <예토> 이후 만나게 될 영화다. 제작비 규모는 한국에서는 중규모, 일본에서는 중대규모에 해당한다. 큰 규모 상업영화 제작이 많지 않은 일본이 연상호 감독에게 연출을 제안했다. 여기에 한국 스태프들이 결합된 형식이다. 연상호 감독이 프로듀서와 각색으로 참여한 넷플릭스 시리즈 <가스인간>보다 진화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연상호 감독은 한국의 영화제작 시스템을 ‘수출’하는 방안을 계속 고민해 왔다. 이 수출 방식이 연상호라는 이름이 주는 효과에 기대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정한 제작비를 투자해 일본과 한국 양쪽에서 관객을 유입한 창구를 늘릴 수 있다. 그로 인한 수익을 확보해 한국 상업영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안전장치를 보유한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 선판매 역시 더 다양한 감독과 장르를 통해서 그 비중을 키워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해외 선판매를 염두에 두고 제작 중인 한국영화로는 <뱀피르>와 황동혁 감독의 신작 <케이오 클럽>이 꼽힌다. <뱀피르>의 장재현 감독은 전작 <파묘>(2024)를 133개국에 선판매했으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등에서 흥행을 맛본 경험이 있다. <뱀피르>는 해외에서 선호하는 오컬트 장르다. 조건은 갖춰져 있다. <케이오 클럽>은 내년 상반기 크랭크인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2021~2025)으로 세계적 스타가 된 황동혁 감독이 <남한산성>(2017) 이후 처음 선보이는 영화다. 해외 인지도가 높은 스타 이병헌이 주연이고, <기생충>으로 해외에 알려진 조여정이 출연한다. 역시 눈길이 모일 만한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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